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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게도 감정과 성격이 있다.

<돈의 속성> 리뷰 제2탄

by Brightly



오늘은 김승호 님이 쓰신 [돈의 속성]에 대한 두 번째 리뷰글을 써볼까 한다.



다양한 재테크 서적들을 읽다 보면, 이따금씩 저자 특유의 삶의 철학이 묻어 나오는 것을 느끼게 될 때가 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돈을 관리하고 운용한다는 것이, 그저 단순히 돈 문제만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방식과 관점에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인가 보다.



이 책의 저자는 내가 그간 읽었던 재테크 서적의 저자들 중, 돈을 대하는 진중함에 있어서는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분의 내면에는 돈을 존중하고 귀하게 대한다는,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신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벼락부자가 아닌 진짜 부자를 대하는 느낌이랄까? (저자는 책의 다른 부분에서 돈뿐만 아니라 사람들에 대한 존중 역시 이야기하는데, 결국 돈이든 사람이든 존중하고 귀하게 대하며 나쁜 쪽은 멀리하고 좋은 쪽을 가까이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만의 철학인 듯하다.)



그럼 이제 책의 내용을 잠시 나누어보고자 한다.



나는 아무리 많은 돈을 벌 수 있어도 절대 하지 않는 사업과 투자 영역이 있다. 생명이 사라져야 돈을 버는 영역이다. 전쟁에 관련된 회사나 총기, 무기, 담배, 술, 마약 같은 분야다. 누군가에게 불행한 일이 생겨야 수입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나쁜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 밖에 멀리하는 곳으로는 공해나 이상기온이 발생하면 주가가 오르는 기업이 있다.

사실 이 글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글이다.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자산 안에 슬픈 돈이나 불행에 기초한 돈을 함께 넣어놓고 싶지 않다. 밝고 명랑하고 유쾌한 사람과 살아야 행복하다. 돈 역시 우울하고 어두운 것은 멀리하기를 권한다. 같이 있는 돈들이 떠날까 걱정된다.


돈은 그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을 갖는다. 돈마다 성향도 있고 기질도 있어서 고집이 센 돈도 있고 배짱이 두둑한 돈도, 물러 터진 돈도 있다. 집에 있기 좋아하는 돈도 있고 집 밖에 나가면 절대 들어오지 않으려는 돈도 있다. 한 부모 안에 태어난 자식이라도 각기 취향과 성향이 다르듯 돈도 마찬가지다.

고된 노동으로 번 돈과 주식투자를 통해 얻은 수입, 카지노에서 번 돈, 저축에서 생겨난 이자 같은 돈은 똑같은 1,000만 원의 액면가라도 결코 같은 돈이 아니다. 같은 돈이 아니기에 어떤 돈은 죽어라 붙어 있으면서 돈값을 못하기도 하고 어떤 돈은 쉽게 사라지고 어떤 돈은 다른 돈을 불러들이며 어떤 돈은 있는 돈까지 데리고 나간다. 태어나는 방식에 따라 돈에 성격과 성향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을 벌 때는 가능하면 품질이 좋은 돈을 벌어야 한다. 이런 돈은 함부로 아무 곳에나 사용하지 못하며 이런 돈이 모여 자산이 되어 투자나 저축을 통해 이자를 만들어내면 마치 아들보다 더 예쁜 손자 손녀 대하듯 귀해진다.

좋은 돈을 모으려면 삶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한다. 돈의 주인이 좋은 돈만을 모으겠다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저절로 돈이 붙어 있게 된다. 욕심을 부리지 않기에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행동이 반듯해서 허풍스러운 곳에서 술값으로 돈을 버리지도 않는다. 불로소득을 바라지 않기에 어디 가서 망신을 당하는 일도 없고 공돈을 기대하지 않기에 비굴하지 않아도 된다. 설령 행운처럼 생긴 자산도 이미 좋은 품성을 가진 돈 사이에 섞이면서 좋은 성품을 지닌 돈으로 변형되어간다.



저자는 돈에게도 마치 사람처럼 감정과 성격과 성향이 있다고 하면서,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거듭 얘기한다. 진짜로 돈이 사람이라는 의미로 한 말이라기보다는, 돈을 마치 인격체를 대하듯 소중하고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를 지닐 때 좋은 돈이 곁에 오래 남아있게 되고, 더 많은 좋은 돈들을 불러오게 한다는 뜻일 거다. 그러니 작은 돈도 소중히 하고, 천천히 올바른 방법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귀하게 대접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은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각이면서, 한편으로는 신중하게 고민해보고 점검해볼 만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누어보았다. 생각해보니 우리는 돈을 그저 수단 또는 객체로만 바라볼 때가 많고, 어쩌면 그런 태도로 인해 돈을 무절제하게 써 버리거나 좋지 않은 성격의 돈을 추구하거나, 때로는 무분별하게 불러들이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기회에 돈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에 대해 조금쯤은 배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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