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속성> 리뷰 제1탄
최근 김승호 님이 쓰신 [돈의 속성]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오래간만에 발견한, 굉장히 좋은 책이어서 여러 권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고픈 충동이 생기기도 했다. 주옥같은 얘기들이 참 많아서, 여러 번에 나누어서 리뷰를 해볼까 한다.
그 첫 번째 주제는 '보험'에 대한 것.
이 책에서 저자는 '보험이 꼭 필요한가?'라는, 다소 놀라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 보험 관련 업계 종사자분이 계시다면, 살포시 뒤로 가기 누르셔도 됩니다.)
많은 사람이 백세 인생이라며 노후를 걱정한다. 그렇지만 실제 통계청의 2018년 생명표 발표에 따르면 출생아의 기대 수명이 82.7세로 전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실제로 회사에서 들고 있는 건강보험과 자동차 보험 외엔 아무런 보험이 없다. 주택에 들어놓은 화재보험도 없을뿐더러 생명보험도 없다. 손실보험이나 여행보험, 치매보험, 암보험도 없다.
보험을 드는 사람은 최악을 걱정해서 보험을 들지만 그 돈을 20여 년 전부터 모아 왔다면 확률상 자가보험이 더 낫다. 왜냐면 보험사는 어떤 상품을 팔아도 이미 내게 불리하게 설계를 끝내 놓기 때문이다. 그래도 보험 때문에 혜택을 본 사람이 많이 있지 않느냐며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카지노에서 돈을 버는 사람도 48%다.
나는 독자들이 보험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다시 생각하고, 생기지 않은 여러 두려움에 자신의 경제권을 넘기지 않기를 바란다. 스스로 보험사가 되거나 가족과 형제들끼리 가족 보험 통장을 만들어 공동 투자하고 직접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면 시도해보길 권한다. [돈의 속성] - 김승호- 중에서...
생각해보면 내 지인들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으레,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보험이 매우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생명보험 암보험 실손보험 화재보험 자동차보험 등등... 우리 삶 속에서 보험은 매우 가까이에 있다. 게다가 보장형 또는 저축형 보험까지 포함하면, 거의 우리 생활의 구석구석을 '점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정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보험이란 필수 불가결한 것인가?
평소에도 나 혼자서 조심스럽게 이런 질문들을 하고는 했던 터라, 나는 보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면서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내가 평소에 아주 조심스럽게, 개인적으로 내렸던 결론을 저자를 통해 확인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얘기하자면,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개인보험을 가입하고 있지 않다. 직장에서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단체보험(실손보험 및 장기요양보험) 외에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사회초년생 시절, 보험설계사 분의 현란한 말솜씨에 넘어가서 저축보험을 들었다가 결국 손해를 보고 해지했고, 엄마의 권유로 들었던 실손보험 역시 (단체보험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해지했다. 그 이후로 주변에서 이런저런 보험들을 들었다는 얘기를 들어도, 보험은 내 관심 밖의 영역이었다. 특히 재테크에 대해 관심을 가진 다음부터는 더더욱 그런 생각이 굳어져갔다.
왜냐하면, <돈의 속성>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 매달 보험료로 납부하는 돈을 잘 모으고 굴린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보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험에 가입하면 여러 가지 조건과 제약이 있어서 적용받을 수 있는 병증에 한계가 있는데, 내가 모은 돈을 보험금처럼 활용하는 경우에는 어떠한 제약도 없다는 점도 나의 결정을 확고하게 했던 요인이었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서류를 제출하고 심사를 받고 이런 것들이 귀찮아서 그런 것도 있다.)
보통 암보험을 기준으로 매달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를 납부하면 특정 암 진단 시 천에서 수천만 원 사이의 돈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약에 따라, 그리고 나이에 따라서는 십수만 원의 보험료를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보험의 경우 특정 질병에 대한 이력이 있는 경우 가입 제한요건으로 작용한다. 가입할 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추후 보험금을 수령할 때도, 자기 부담률도 적용받아야 하고 다양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아니, 그럴 바에는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이 괜찮은 자산에 투입하여 그 돈을 굴려 나가다가, 필요할 때에 활용하는 것이 금액적으로나 여러모로 낫지 않은가? 게다가 보험은 '예방'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다 보니, 건강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의 경우엔 딱히 쓸모가 없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감안한다고 하면, 차라리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건강을 관리하면서, 정 필요할 때 모아둔 돈을 활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이런 생각을 속으로야 하고 있었지만, 정말로 이렇게 생각해서 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내가 본 다른 책에서는 보험을 '필수적'인 것으로 규정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가 이 부분에 대해 냉철하게 꼬집어 준 것이, 굉장히 감사하면서도 반가웠다.
그래서 이 기회에 책 리뷰를 계기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심스럽게 이 질문을 던져보려고 한다.
"당신은 정말로 자신에게 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매달 내는 보험료를 모으고 굴려서, 자가 보험금으로 활용하시는 것은 혹시 어떤가요?"
물론, 판단과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당연히 정답은 없다. 그리고 보험의 필요성이 낮은 경우라도, 단체보험이 없다면 개인 실손보험이라도 들어두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글의 목적은,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면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정말 그러한지 아닌지를, 한 번쯤 곰곰이 되짚어보자는 것. 경우에 따라서는 보험료를 줄이게 됨으로써 당신이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러한 변화가 당신의 미래의 자산규모를 바꿔놓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