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언제나, 항상, 내 편이 되어줄 거지?
나는 사람들의 연락처를 저장할 때 애칭보다는 이름을 사용하곤 한다.
그냥 이름도 아니고, 꼭 성을 포함한 이름으로 저장한다.
(나의 진지하고도 재미없는 성격이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근데 결혼하고 나서 자꾸 혀가 짧아지고 어설프게 사투리 쓰고
계속 엉겨 붙고 좀 웃겨지는 건 안 비밀...
신랑은 결혼 전 내 모습이 워낙 차갑고 철벽이어서 목석같았어서,
자기가 과연 목석이랑 살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무슨 애교쟁이가 따로 없다며
자꾸 나를 '고장 난 목석'(고목석)이라고 부른다...
여하튼 그래서 당연히 신랑의 연락처를 저장할 때도 이름으로 저장했고,
사귀고 나서는 이름 뒤에 하트(♡)를 붙이는 정도로만 변했다.
자기 이름을 바꾸란다.
"뭐로 바꿀까?" 했더니, '내편'으로 바꾸란다.
나는 신랑이 그렇게 말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당연히 이름을 우리끼리 부르는 애칭으로 바꾸라고 할 줄 알았기에.
그리고 내심 감동했다...
'다들 살다 보면 남편이 남의 편 같다고 하던데,
오빠는 내 편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얘기한 걸까...?'
그렇게 내 카카오톡에서 오빠는 이름 대신 '내편♡'이 되었고,
가끔 카톡에서 그 호칭을 볼 때마다
씨익- 하고 웃게 된다.
든든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임신 기간 중에도
(아이도 물론 소중하게 여기지만)
늘 나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주는 마음을 느낄 때면 더 그렇다.
왜 가끔, 엄마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 태아에게는 조심스러운 것들이 있는데
그럴 때면 늘 신랑은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하고 싶으면 해.'(또는 '먹고 싶으면 먹어.')라고 말해준다.
(물론 내가 오히려 '안돼. 아이한테 안 좋아.'라고 말하지만...)
늘, 언제나, 항상, 지금처럼 내 편이 되어줄 거지?
고마워 내편♡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