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신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ightly Jan 21. 2022

네 손은 내가 책임질게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았다


어제 침대에 누워서 신랑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자기 전에 이런저런 주제들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신랑이 왜인지 집중을 못하고 휴대폰을 보고 있는 거다.

옆에서 언뜻 보니 뭔가를 쇼핑하고 있는 것 같았다.


농담 삼아 물었다. "뭐해? 쇼핑해? 내 선물 사는 거야?"


그랬더니 "응." 이란다. 


깜짝 놀라서 "응? 진짜?"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자기가 핫팩은 아까워서 안 쓰는 것 같아서 휴대용 손난로 사 주려고. 이거 ooo 건데 휴대용 보조배터리로도 쓸 수 있고 온도 조절도 되고 좋더라고. 아이보리색은 가격이 더 비싸서 주황색으로 했는데, 괜찮지?"


"응 괜찮아. 고마워 오빠!"


사실 내가 조금 없이(?) 살아서 다소 궁상맞은 부분이 있다. 뭐를 사든 늘 가성비를 생각하고, 매일 쓰고 버리는 마스크도 싼 제품을 찾아다니고, 핫팩 같은 것은 하루 쓰고 버려야 하는 거라서 아까워서 웬만큼 춥지 않고서는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서는) 잘 쓰지 않는다. 근데 또 손은 엄청 찬 편이다. 신랑이 그런 나를 옆에서 보다 보니, 추운데 손 시리게 다니는 것 같아서 안쓰러웠나 보다. 그래서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을 아껴서 내 손난로를 결제하고 있었던 거다. (우리는 식비, 교통비, 통신비 등등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마음대로 쓰는 용돈으로 한 달에 각각 15만 원씩 받기로 했다. 제약 없이 자유롭게 소비하다가 아껴서 쓰려니 힘들 텐데도 잘 아껴주고 있어서 참 고맙다. 아껴서 잘 살자, 오빠!)


오늘은 또 함께 목욕을 하고 나서 그런다.


"오빠가 벼룩의 간 같이 소박한 용돈을 아껴서 선물도 사주고. 이런 남편 어딨나."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 아니고 내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