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았다
(우리는 자기 전에 이런저런 주제들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신랑이 왜인지 집중을 못하고 휴대폰을 보고 있는 거다.
옆에서 언뜻 보니 뭔가를 쇼핑하고 있는 것 같았다.
농담 삼아 물었다. "뭐해? 쇼핑해? 내 선물 사는 거야?"
그랬더니 "응." 이란다.
깜짝 놀라서 "응? 진짜?"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자기가 핫팩은 아까워서 안 쓰는 것 같아서 휴대용 손난로 사 주려고. 이거 ooo 건데 휴대용 보조배터리로도 쓸 수 있고 온도 조절도 되고 좋더라고. 아이보리색은 가격이 더 비싸서 주황색으로 했는데, 괜찮지?"
"응 괜찮아. 고마워 오빠!"
사실 내가 조금 없이(?) 살아서 다소 궁상맞은 부분이 있다. 뭐를 사든 늘 가성비를 생각하고, 매일 쓰고 버리는 마스크도 싼 제품을 찾아다니고, 핫팩 같은 것은 하루 쓰고 버려야 하는 거라서 아까워서 웬만큼 춥지 않고서는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서는) 잘 쓰지 않는다. 근데 또 손은 엄청 찬 편이다. 신랑이 그런 나를 옆에서 보다 보니, 추운데 손 시리게 다니는 것 같아서 안쓰러웠나 보다. 그래서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을 아껴서 내 손난로를 결제하고 있었던 거다. (우리는 식비, 교통비, 통신비 등등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마음대로 쓰는 용돈으로 한 달에 각각 15만 원씩 받기로 했다. 제약 없이 자유롭게 소비하다가 아껴서 쓰려니 힘들 텐데도 잘 아껴주고 있어서 참 고맙다. 아껴서 잘 살자, 오빠!)
오늘은 또 함께 목욕을 하고 나서 그런다.
"오빠가 벼룩의 간 같이 소박한 용돈을 아껴서 선물도 사주고. 이런 남편 어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