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신랑은 가끔 자다가 끙끙거린다.
(본인도 아마 자기가 그러는 줄 모르는 것 같다.)
끙끙대는 원인이 뭔지는 모르겠다.
자다가 살짝 깨서 그럴 수도 있고,
뭔가 무서운 꿈을 꿔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수년째 고질적으로 문제가 있는 허리나 다리가
갑작스레 아파서 그럴 수도 있고.
어제도 새벽 세시쯤 끙-끙- 하는 거다.
(잠귀가 밝은 나는 그럴 때면 곧잘 깨고는 한다.)
그래서 끌어안고 토닥토닥해 주었더니
또 금세 새근새근 조용히 잠이 든다.
그러다가 내가 잠깐 화장실 다녀오느라고
토닥토닥을 멈추었더니
또 금세 끙-끙-거린다.
그래서 또 토닥토닥해 주었다.
신기하게도 금세 조용히 다시 잠이 들었다.
덩치는 나랑 비슷한데도
이럴 때 보면 마치 아기 같다.
내 손길에 금세 안정되어서 잠이 드는 것을 볼 때면,
기분이 몹시 좋다.
잠결에도 내 손길을 느끼는 걸까 하고 생각하니
더 기분이 좋다.
내가 옆에 있으니까 걱정 말고 푹 자요-
또 끙끙거리면 토닥토닥 재워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