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의 위로

하나님이 보내주신 위로의 손길

by sincerecord
살아있는 듯 마음을 움직이고 시원케 하는 말씀의 특성을 닮은 유칼립투스
직선적이면서도 확실하고 깔끔함이 담기는 밤부
잔잔하면서도 향기로운 여운으로 영혼을 감싸는 재스민
따스하고 포근한 안식처 같은 느낌을 담아내는 앰버


마음을 담아 향을 짓던 시간 속에서, 기도의 숨결을 느끼곤 했다.

향을 만드시는 동안은 다소 냉정하고 진지한 분위기였기에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던 여성분. 이름을 시편 27편으로 짓는 것을 보며 기도하시는 분임을 알게 되었다. 시편 27편은 악인들로 인하여 고통을 받던 다윗이 하나님께 부르짖는 기도다. 과연 그녀에게는 어떠한 사연이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문득 나 또한 처음 향수를 만들 때 말씀 구절로 이름을 삼았었음이 떠올랐다.

억울하고 답답했던 고난의 시기, 나를 붙잡아 일으켜 세워준 말씀, 창세기 41장 45절.


창 41:45) 그가 요셉의 이름을 사브낫바네아라 하고,


여기서 '사브낫바네아'란, '하나님이 말씀하시니 그가 살리라', 그리고 '비밀을 알려주는 자'라는 의미를 담는다. 바로 왕이 요셉의 ‘여호와의 감동됨’을 본 후 지어준 이름이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살아남아 사람들을 살리게 된 요셉처럼, 노예와 같던 고난마저도 믿음으로 나를 세우시는 과정임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 두었던 향수. 그 향수를 뿌릴 때마다 마치 말씀으로 무장하는 듯한 기분이 들곤 했다.


수업 후 고객님께서 직접 디엠을 보내주셨다. 그녀 또한 너무 억울하고 힘든 상황 속 침묵하던 때에 시편 27편을 통해 '네 힘든 마음 다 안다'는 위로를 받으셨기에 그 말씀을 향수에 담으셨다며, 비슷한 상황 속에서 만난 우리의 만남 또한 하나님의 허락하심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네셨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그 말씀이 어쩌면 저에게 가장 필요했는지 모른다. 고난 속에서도 피할 길을 주시고, 주님의 집에서 살 소망만을 바라보게 믿음으로 붙들어주심에 감사할 뿐이다. 강하고 담대하게 오직 주님만을 기다리라는 약속이 유독 와닿는 시기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는 따님과 함께 향수 공방을 찾으신 어머님도 계셨다. 한국과 필리핀에서 석유 관련 사업을 하시는 사장님이셨다. 내 눈에는 어엿한 숙녀인 따님이 어머님 눈에는 여전히 작은 딸인지, 사랑 가득한 눈길로 사진을 담으시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수업 중에 휴대전화를 맡기셨을 때 '기도하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조심스레 여쭈니, 'pray a lot'이라 답하셨다.


수업이 끝나고 다른 고객님들이 가실 때까지 기다리시던 어머님은 기도해 주시기 위해 기다리셨다며 나의 손을 잡고 일, 만남, 배우자, 그리고 가정까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며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을 구하는 기도를 해 주셨다. 어떤 일이든 모두 하나님께 구하라 말씀하시며 떠나셨는데, 그 여운이 참 오래도록 남았다.


마침 지난주는 나의 삶에 큰 전환점이자 결단을 내릴 일들이 많았는데, 수많은 유혹과 편안함, 안정감을 뒤로하고 중심을 따라 선택하며 아프지만 성장해야 했던 고난의 시간이었다. 하나님께서 필요한 때에 귀한 만남의 선물을 주신 것에 정말 감사했다. 더욱 더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러한 만남도 허락하여 주시는구나.


그저 눈물만 흐르던 지난 한 주. 고객님들이 계신 중에도 눈물이 멈추지 않아 슬며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것을 눈치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더욱 활기차고 환한 미소로 도리어 저의 마음을 위로해 주시던 고객님들도 계셨으며, 이름을 물어봐 주시며 인격적인 소통으로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 나의 작은 심부름에 보람과 뿌듯함을 느끼게 해 주시며 진심으로 향수를 만들어가시는 고객님들까지.


일을 하러 온 자리에서, 도리어 만남 가운데 내가 힐링하고 치유받고 가는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들. 어렵고 지치는 순간 속에서도, 주변에 찾아오는 새로운 영혼들과 작은 인연들에 더욱 귀 기울이며 진심을 다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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