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선이 어디에 향해 있는지에 따라 같은 말과 상황도 전혀 다르게 들린다.
시선이 하나님께 향해 있는지, 사람들에게 향해 있는지, 혹은 나 자신에게 향해 있는지에 따라 삶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진다.
온전히 하나님께 시선을 두고 중심이 그분께 향해 있을 때, 그리고 감사가 마음에 가득할 때 나는 사람의 눈치를 거의 보지 않았다. 어린아이와 같은 낮은 자리에서 모든 것을 배우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회복될수록, 나를 깎아내리거나 의심하는 말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음성과 시선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의 자리가 넓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하나님의 시선보다 주변의 평가와 말들에 더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이 쓰이고, 그로 인해 마음이 흔들리거나 기분이 상하는 순간들이 생겼다. 그 과정에서 나 안에 숨겨져 있던 불안도 함께 건드려졌다.
나를 증명해야 하는 세상이 너무 크게 느껴질 때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나 자신을 스스로 검열하고 탓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나의 태도는 진실한 겸손이라기보다,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습관적인 겸손에 가까워졌고 그 안에서 오히려 진정한 겸손을 잃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어느새 사람들의 태도와 시선에 예민해지고, 그 시선으로 나를 판단하며 자존심이라는 독이 올라와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마음이 강해졌다. 그렇게 될수록 나는 ‘내가 바라보는 나’에 갇혀 허우적거리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다시 기억하고 싶다.
시선은 높이, 그러나 태도는 언제나 가장 낮은 자리에서.
그 누구도 나를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께서 만들어 가시는 나의 삶 가운데 어떤 중심과 태도를 지킬지는 결국 나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없이 교만해지고 싶고,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은 나의 본성. 그러나 그 마음 속에서도 처음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돌아보고 마음을 지킬 수 있기를.
주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살아갈 수 없었던 나의 근본적인 감사를 잊지 않기를. 사망에서 건지신 주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깊은 감사와 기쁨을 잊지 않기를.
내게 주어진 모든 만남과 기회 또한 주님의 허락하심과 주권 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그 중심 안에서 주변의 영혼들에게 참된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