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만할 수도, 할만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백생.
내가 지었다.
백수+학생.
백. 생.
지금 나는 직장을 그만둔 지 체 6개월이 안되었지만, 그 6개월간 나는 3분 2 정도를 프리랜서로 일하며 내 살림살이 생활비를 벌었다.
그리고 그 생활비를 이리 투자하고 투자하다 망하고, 다시 고이고이 모셔두는 일을 반복했더랬다.
그리고 그 반나절도 안 되는 프리랜서 생활도, 자꾸만 직장생활이 떠올라, 또 그만두었다.
프리랜서 생활이나, 풀타임 직장인 생활이나 다를 바 없다.
반나절만 일한다고 해서 나머지 반나절을 일에 안 쓰는 게 아니었고, 마음은 계속 일에 가있었고, 또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로 그득그득 차, 공격 모드로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금, 아예 백수와 학생생활을 병행하는 지금.
나는 오묘한 기분과 상태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별거 없다.
다 고정수입이 없어서 생기는, 그런 부정적인 오묘함이다.
FIXED INCOME
이 없다는 건, 정말 많은 걸 포기하고 양보하고, 접어야 한다.
그만큼 기회비용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게임할 때 조건부적으로 생기는 "하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걸 "여기서" 쓰면, 이후에 "저기서" 못쓴다.
상하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시켰던 매일같이 슈퍼앱 盒马鲜生(HEMA, 알리바바의 기발한 마트 어플)
한 박스씩 먹었던 红富士사과, 8리터씩 먹었던 우유 그리고 그 비싼 귀리 우유까지.
매일매일 밥 하기 귀찮다고 시켜먹었던 ele.me.
한 번에 3만 원씩 시켜먹었던 중국 홍콩 음식까지.
아..... 세상에,
눈물 나게 그리웠다.
돈이 그렇게 없냐고?
아니다, 우습게도 그렇게 없지는 않다.
근데 그 돈을 3파운드 자리 COSTA커피 (좋아하지도 않는 데 있는 게 이 COSTA 밖에 없어 어쩔 수 없다.)를 사려고 은행 어플 잔고를 보면, 이 3파운드를 백번 모으면, 온라인 강의 하나를 더 들을 수 있고,
3파운드 커피 10번을 안 먹으면 내 일주일 생활비가 나온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이지 쓸 수가 없다.
앞으로 내가 언제 일을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될지도 모르는 이러한 판데믹 시국에 이 돈을 써버리면, 앞으로 내가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어떠한 것이 생겼을 때, 너무너무 너무나도 이러한 기회비용을 아무렇지도 않게 써버렸던 나를 미워하고, 싫어할 것임을 알기 때문에...
스트레스+우울+오묘한 감정에 하루에도 몇 번씩 휩싸이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아직도, 내가 한국 음식 HOMESICK에 걸렸을 때 아마존에서 83파운드어치의 한국음식을 시켰던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아파죽으니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아파 죽을 걸 그랬다.)
단순히 우울하고 스트레스받는 게 아니라 오묘한 감정까지 쓸데없이 드는 것은,
내가 이 상황을 자초하고, 게다가 이 상황이 이전에 직장인 생활보다 백 번 천 번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웃기게도, 저렇게 경제적으로 쪼들림에도 이전 직장을 그렇게 조용히 그만둔 건, 정말 신의 한 수였다.
그래서 오묘했다.
이게 다 내가 벌이고(긍정적으로), 자초하고(부정적으로), 결론지은 일이기 때문에.
그리고 정말 다행인 건, 그래도 그냥 100% 백수는 아니라는 생각에 나 자신에게 "위안" 도장을 쿡 찍어줬다.
"그래도 너는 네가 하고 싶은걸(지금까지는) 찾아서 공부하고 있다."
아예 백수가 아니고, 백수+학생 생활을 하고 있다.
그것도 너의 버킷리스트 자체였던 영국에서.
오늘 프로토 타입을 다 만들고, 남자 친구한테 어떠냐고 보여주니,
"..... 아 폰트 겁나 맘에 안 들어."
라고 할 줄 알았는데,
" 어머, 이거 되게 괜찮다." (ㅇㅅㅇ??, 이 표정으로)
라는 소리를 들어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가도
다들 해변가로 놀러 나가고, 바비큐를 해 먹으러 가는데,
나는 이 날 좋은 날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강아지랑 박혀있는 게
짜증 나고 슬펐더랬다.
다시 한번, 오묘한 백생 여정이다...
되도록이면 이 "오묘한" 여정을 어서 빨리 단칼에 끝내는 날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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