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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eongrim Amy Kang Sep 05. 2020

자가격리, 은근 잘 맞아..

자가격리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9월 1일 나는 한국땅을 밟았다.

그리고 육군 아미들의 이런저런 설명을 받은 후,

나는 여러 가지의 K방역 프로세스들을 거쳐야 했다.


그리고 드디어 아웃.


바로 보건소로 들어가 다른 기타 코로나 검사 요망 문자를 받은 분들과 함께

덜덜덜 속으로 떨다,


두 가지의 면봉을 콧속과 목 속으로 집어넣었다.


목으로 집어넣을 땐 정말 토할뻔했고, 

심지어 아!!! 소리도 엄청 크게 질르라고 하는데, 약간의 수치심..

콧속에 넣을 땐....

남자 친구가 "그거 할바에야 나는 차라리 코로나 걸려 죽겠어.."를 왜 말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진짜... 눈바로 밑에까지 쑥 집어넣는데..

눈으로 면봉이 빠져나오는 줄 알고 식겁했다.


결과는 다행히도 "음성"


이렇게 나는 14일간의 자가격리생활을 시작했다. 




상하이에서 나오기 직전, 나는 약 2주 동안 이미 "자가격리"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회사에서도 나오지 말라고 했어서, 속으로 

"와. 이 빌어먹을 회사가 나오지 말란 소리까지 하고, 정말 ㅈ.. 됐나 보다.." 

덜덜덜 떨면서 문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약 2주 동안 盒马鲜生, ele.me를 매일같이 시켜먹고, 그마저도 안되면 편의점에서 배달을 시켜

정말 발도 한 발자국 밖으로 내디뎌본 적이 없다.


그때는 정말 죽을 것 같았다.

너무너무 힘들었다. 

막 엉덩이가 근질근질, 온몸이 좀이 쑤시고, 

하루 종일 넷플릭스를 끼고, 게임을 하고, 

운동을 하고 온갖 ㅈㄹ을 다해도, 시간이 너어어어어어무.. 더디게 갔다.


그때 생각을 하니, 아 2주를 또 어떻게 이 조그만 방안에서만 보내나... 싶었는데


뭔가..
자가격리.. 너 나랑 찰떡이다.



    



시차 적응하느라 1주일 세월 다 헛보 낼 줄 알았건만,

그마저도 1일 만에 다 적응 끝.


마켓 컬리, 이마트, ssg, 요기요 등등 온갖 배달 및 식재료 어플들을 

브라우징 해 그때그때 먹고 싶은걸 새벽 배송받아보니


와아. 천국이다 싶다.


영국에서 이런 배달음식, 식재료 배달 등등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랬는지.

마켓 컬리나 ssg배송을 시킬 때면 뭔가 막 설렜다.


어차피 만날 사람도 없겠다. 

자가격리여도 엄마 얼굴도 보겠다.

맨날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고, 일어나서 내 먹을 것만 챙기면 되니

이것만 한 chill life 가 없었다.




이 시국에 정말 할 말은 아니지만, 

항상 컴퓨터 과부하시키듯이 온몸을 쓰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이런 자가격리와 같은 코로나의 삶이 강제적으로 나마 필요하지 않았나 싶었다. 


일할 때는 쇠 빠지게 일하고, 쉴 때는 또 "열심히" 쉬어야 하는 우리들에게 

"강제 셧다운"


바이러스로 고통받는 것 빼고, 이런 격리와 셧다운의 삶이 필요했다는 생각도 한다.


앞으로 자가격리 생활이 10일이나 더 남은 상태에서 이런 입방정을 떨면 안 되지만, 

자가격리는 나랑 찰떡이다. 


코로나때문에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 블루"라는 병증이 나왔다던데,

이럴때 우울할게 아니라 

이때가 기회다 라고 생각하며 자가격리와 사회 거리두기를 enjoy 해야 하지 않을까?

이때말고 집에서 일하고, 쉴기회가 없을겁니다.......



제발.. 그만 좀 모여있어..(마스크도 안 쓰고) 민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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