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yeongrim Amy Kang Sep 09. 2020

돛 없는 통통배, 그게 나인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 안 하는 삶, 어떻게 살까요

자가격리를 벌써 9일째 하고 있고, 이제 열흘이 나된간다. 


그리고 나는 어제,

평소와 같이 새벽 3시에 잠에 들었다 뒤척였고,


영국에 있는 남자 친구 앞에서 

왓츠앱으로 울어버렸다.




나: "Thinking, I don't belong to anywhere."

걔: " Why do you think that tho? Please stop thinking that way."


어제 갑자기 기분이 굉장히 이상했다.


항상 그렇든 그저 생리 전 증후군,

혹은 짓궂은 한국의 흐린 날씨 영향과

코로나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고 알아챈 건 그렇게 생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였고,

하필, 그게 새벽에 잠들기 전에 터졌다.


쓸데없이...


어느 다른 집안과 다를 바 없이,

나는 우리 집 가족 그룹 챗방도 있고, 영국 가족의 그룹 챗방에도 챗을 한다.


그리고 항상 그렇든 눈팅을 해왔는데.

답장은 하지 않은 채 이리저리 왓다갓다 하며


그들이 이것저것 내년 휴가 계획을 말하고 계획하고,

회사에 어떤 상사가 지랄 맞았으며,

오늘도 비즈니스가 늦게 끝나, 굉장히 피곤하다.

배고프다.

오늘은 집에 언제 몇 시쯤 오냐 등등


생활고와 생활 희락을 얘기하는 걸 보고 있는데.


왜지? 정말 갑작스럽게,

"아, 나는 돛없이 흘러 다니는 통통배 같다.",
"아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안, 못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갑자기 급 기분이 다운되며 침울해졌다. 


쓸. 데. 없. 이.



하필이면, 백수 짓을 하며,

하필이면, 코로나로 온 사방팔방 경제위기로 난리일 지금,


하필이면, 지금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인생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지만, 

인간은 항상 이런 것인가, 아니면 내가 그런 것인가


꼭 이런 타이밍에 요 딴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나의 기분과 나의 생활에 흠집을 낸다.


사실, 해외생활을 거의 10년 넘게 지속해오다 보면,

외롭고, 소속 감 없이 느껴지고, (누구는) 역마살이다, 떠돌아다닌다 라며 느껴지는 이 기분은


저언혀, 새로울 것이 없는 느낌이다.


해외 생활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행복하고, 활기찼기 때문에, 

외로운 건 간간히 있었지만, 

외로운 건 잠깐이고, 이 확고한 삶이 더 좋다 라고 생각해,

"돛없는 배"와 같은 생각은 

최대한 머릿속에서 지우면서 살았다. 


하지만, 저런 중대하고 답한 생각이 

그저 피한다고 피해질 수 있는 그런 가벼운 생각이 아니었다.



나름 중국 명문대에서 학사 생시 절을 보낼 때는,

나름 오픈된 도시, URBAN 도시에서 살았다고 생각하며,

중국어도 원어민에게 원어민이야?라고 들을 수 있을 만큼 하며,

"나는 이곳 소속이다."라는 느낌이 들을 수 있게

생활을 이어갔으나,


결국 몇몇 한국 유학생이 개 망쳐버린 날라리 이미지는,

같은 "한국 유학생"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나를 결국, 나는 한국인 소속도 (개 날라리 한국 유학생). 일반 중국 학생 소속도 아닌,

그런 애매모호한 소속生으로 만들어 버렸고,


베스트 프랜드인 싱가포르 친구와 4년을 내리 생활할 때도,

"나는 이곳 소속이다."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한국인 vs 싱가포르인 이라는 장벽에 부딪쳐

어느 소속도 될 수 없었고, (이미 한국인과는 인간관계를 끊고 살았기 때문에..)


그렇게 또 직장인 사회인이 되어,

열 일했던

중국인 한국인이 있었던 대기업도,

미국, 중국, 한국, 등등 멀티내셔널 한 스타트업에서도,


"나는 이곳(여기) 소속이다."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결국은 동일 국적, 문화로 갈렸다.




그리고 지금,

정말 개인적인 인간관계 (남녀) 사이에서도,


나는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족에게도 걔에게도)


"돛없는배" "애매모호한 소속" 감은 어쩔 수 없이 불쑥 튀어나왔다.


역시 주변인에게
인정받나 안 받나,
사랑받나 안 받나 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소속이 없다, "돛"이 없다 라고 생각했다면,


그저, 

내가 나 스스로의 소속을 만들고, 내가 돛을 만들면 될 것을...


나는 항상 누군가에게 돛을 내려주기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하고 기대었다. 


그러니, 이렇게 스스로 만들어낸, 

허무함, 허기짐, 떠돌아다니는 나그네의 감정은

나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어제, 펑펑 울고 나서 결론을 지었다.


그리고 영국 걔에게 나는

"I hope, I can belong to me myself in the very near future." 

이라고 말하며 새벽 문자를 마무리 지었다.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이렇게 나에 대해서, 만들어낸 이미지로

오해를 많이 하며 살았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커리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없었고,

소속이 있고, 외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또 없고.


나는 참 없는 것도 많지.


"돛을 만들자"

"내소 속 내가 만들자"

"누구도 나에게 소속감을 줄 수 없다." 계속 되뇌며,


나는 또 구글링을 하며 공부하고 있다.

저 답을 향해 가려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자가격리, 은근 잘 맞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