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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클레어 Sep 13. 2020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처럼

Port Hope, Ontario, Canada

연어는 회유성 어종으로 강에서 태어난 치어가 바다로 나가 성어가 되면 다시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산란을 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물고기이다. 개중에는 산란을 하고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연어도 있다고 하지만, 자신이 태어난 곳을 기억하고, 수천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사람, 동물, 환경오염, 제방 등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강으로 올라가는 연어를 보고 있노라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토론토에서 1시간 거리의 Port Hope은 온타리오 호수에서 자란 연어들이 다시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곳 중 하나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연어들이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Port Hope

강의 입구에서부터 산란장까지는 20 Km이다. 지도에서 강의 입구인 10번부터 연어들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 수많은 낚시꾼들이 그들을 잡기 위해 미끼를 던지기 때문이다. 연어들은 강에 들어서면 먹이를 먹지 않고, 가지고 있는 영양분들을 소비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낚시꾼들이 던지는 미끼의 유혹은 강력하기만 하다. 무사히 낚시꾼들을 피해 간다고 해도 가장 힘든 댐이 있는 곳까지 가려면 그 여정은 어렵기만 하다. 올해는 다행스럽게도 코로나 때문에 강을 따라 올라가는 트레일이 차단되어 사람들이 낚시를 못하게 되었다. 큰 위험요소 하나가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연어들에게 여러 가지의 난관들이 있다. 가장 큰 난관은 지도에서 1번인 댐의 수문을 뛰어올라야 하는 것이다. 그에 못지않게 세찬 물살과 수심이 얕은 강바닥을 댐까지 3km를 스치며 올라가는 것도 고통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F-K-MgZdos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 댐까지의 여정 Port Hope


작은 언덕들을 힘차게 거슬러 올라, 조금이라도 깊은 웅덩이가 나오면 숨을 고르며 쉬었다가, 또다시 오르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연어들을 보면, 그 무엇이 연어들로 하여금 온몸을 다해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게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생긴다. 단순히 본능이라고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다. 넓은 호수와 바다를 나누고 왜 강으로 올라가는 것일까? 우리는 왜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과 비슷한 질문이라서 정답을 찾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연어가 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지는 몰라도 그들은 힘들고, 버거울 때 좀 쉬었다 올라간다는 것을 발견한다. 우리도 삶이 힘들고 버거울 때 연어들처럼 조그만 웅덩이라도 보이면 좀 쉬었다 올라 가면 어떨까?


연어들아 힘내!


마침내 가장 힘든 관문까지 도착한 연어들, 그들에게 마지막 힘겨운 시련이 남아있다. 좁은 수문 사이로 흘러나오는 거센 물살을 뚫고 1m의 콘크리트 벽을 뛰어올라야 한다. 어떤 연어들은 한 번에 뛰어넘기도 하고, 또 다른 녀석은 수 없이 콘크리트 벽에 부딪치기도 하고, 다른 한 무리는 올라가기 불가능한 댐 경사면을 올라가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삶의 모습도 이처럼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은 아닐까. 그 삶의 길이 험난한 길인지, 쉬운 길인지 알 수 없더라도 그 몸부림이 우리가 살아가고 숨 쉬고 있다는 증거가 아낼런지. 그리고 그것이 삶의 의미일지도.



'연어' 하면 늘 생각나는 노래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추천해 본다.

https://www.youtube.com/watch?v=tLfPWyfHf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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