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었을 때

[일상]

1월의 마지막 날, 태어난 지 만 40년이 되는 날이다.

어렸을 때부터 서른 살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궁금해하며 꿈을 꾸어 봤지만, 마흔 살이 된다면 그 모습이 어떨지 생각해 보지 않은 채 살아왔다. 마흔 살이 작년과 다르게 특별히 다른 해는 아닐진대 마흔 살이면 뭔가를 이루거나 뭔가를 하고 있어야 하나? 마흔이라는 의미를 애써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왜 생기는 건지 모르겠다. 나이에 이름 붙였던 공자 때문인가?

공자(孔子)는 <논어(論語)>“위정(爲政)”편에서 자신의 삶을 회고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입신했다. 마흔 살에 미혹되지 않았고, 쉰 살에 하늘의 명을 알았다. 예순 살에 귀가 순했고, 일흔 살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따랐지만 법도에 넘지 않았다.”

공자의 말을 다시 끄집어내며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수 천년 전의 공자는 위대한 스승이었고, 몇 천년 동안 동아시아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끼쳤지만, 이제 고이 접어 보내 드려야겠다는 것이다. 나이 마흔이면 공자가 말했든, 선각자가 말했든, 누군가가 이렇게 말한다면, 스무 살이면 무엇을 해야 하고, 서른 살이면 무엇을 해야 하고, 마흔이면 무엇을 해야 하고, 쉰 살이면 무엇을 해야 하고, 예순 이면 무엇을 해야 하고... 이렇게 말하고 싶다.

40년을 살아보니 옛 성현이든, 남들이 말하는 삶의 기준은 가끔씩 도움은 될 수 있을지라도 별 의미 없다고. 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