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황야의 이리

헤르만 헤세, 황야의 이리(늑대)를 읽고

by 싱클레어

황야의 이리


양중규


황야의 이리가 걸어갑니다.

걸어도 걸어도 보이는 것은

뜨거운 태양과 삭막한 들판뿐입니다.


누군가를 만나

함께 먹고 웃고

무리 지어 어울리고 싶어

그는 날마다 황야를 걸어갑니다.


겨우 쉼을 쉴 수 있는 곳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았을 때

그는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가까이 가면 예전처럼

그가 황야의 고독한 이리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들이 떠나 깔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을 속이지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은 단면이 아닌 그 사람의 존재를

전부 다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받고 싶었습니다.

아니,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사랑은 그가 황야에서

그 지독한 고독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안의 고독이

그 고독을 먹고사는 이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면 나타나

또다시 그를 황야로 데리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리는 자신을 증오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리를 탓할 수 없었습니다.

이리도 자신의 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리스트의 '사랑의 꿈'(Liszt : Liebestraum)을 좋아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커피를 마시고

이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 나누는 꿈을

고독한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마음속에 그리다 잠이 듭니다.


아침이 되면 황야의 이리는

또 일어나 걸어갈 것입니다.

걷다 보면 언젠가

이 황야를 벗어나게 해 줄

사랑을 찾아서 말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늑대)"를 읽고, 그의 삶을 생각하며, 나의 마음속에 있는 황야의 이리를 생각하며, 고독하면 고독할수록 누군가와 사랑하고 싶은 마음, 사랑받고 싶은 그 열망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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