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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다한 사랑의 꿈 (3)

[음악노트]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의 Liebesträum

by 싱클레어

조성진이 연주한 Liebesträum No. 3을 들으면서 내가 리스트가 되어 폐렴으로 눈을 감을 때 캐롤린을 생각하며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적어보고자 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읽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5sVNk-fSKRQ



나의 사랑 캐롤린


창문을 통해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비치는 피아노 의자 앞에 어제도 그랬던 것처럼 앉아 있어요. 당신이 늘 곁에 서서 나의 연주를 들어주었는데 이 마지막 연주는 당신이 곁에 없어서 멍하니 악보만 바라보고 있어요.


당신 기억해요? 우리가 함께 좋아하고 낭송했던 Freiligrath시를 말이에요. 시는 말했잖아요.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세요. 소중히 사랑을 품도록, 사랑을 간직하도록 힘써서 사랑하세요"라고 말이에요. 당신은 이 시를 읽고 사랑은 이런 거라며 앞으로 우리 이런 사랑을 하자고 나보고 약속해 달라고 말했죠. 그때는 사랑이 뭔지 몰라 당신이 하고자 하는 데로 약속을 하였지만, 돌이켜 보니 당신은 정말 그 약속을 지켰군요. 당신과 함께 있을 때는 단 한순간도 슬픔이란 것을 느낄 수 없었어요. 오로지 기쁨만이 가득했어요.


당신과 함께 한 추억 중에 어떤 것이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40번째 생일날 무도회에서 당신과 함께 춤추었던 것이라고 말하겠어요. 무도회장 천장에는 샹들리에가 찬란한 빛을 뽐내며 무대를 밝혀주고, 큰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밤하늘의 별들과 달은 우리의 사랑을 축복해 주는 것 같았어요. 그때 요한 슈트라우스 2세(J. Strauss II)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곡이 연주되고 있었죠. 당신의 손을 잡고, 음악에 맞춰 왈츠를 추었을 때 나에게는 당신만 보였어요.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말이에요. 당신은 춤을 추면서 속삭였죠.


"사랑해"


그 말이 얼마나 감미로운지, 당신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에요. 당신의 그 한마디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춤에 맞춰 나의 심장을 터질 것 같이 뛰게 만들었어요.


아 이 순간을 당신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면!

아 이 순간을 당신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면!

아 이 순간을 당신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다면!


춤추는 동안 끊임없이 이렇게 외쳤죠.


당신의 사랑은 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었어요. 그 사랑은 나를 채우고 있던 공허함과 허탈함을 모두 사라져 버리게 만들었어요. 비록 우리가 함께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해 슬펐지만, 이제 영원히 하나님 안에서 우리의 사랑을 나눌 때가 곧 올 것이라 생각하니 이제 마음이 놓이네요. 먼저 가서 기다릴게요.


사랑해요 캐롤린.


안녕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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