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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할 때 사진첩을 꺼내자.

과거에 답이 있다.

by 싱클레어

무기력할 때 사진첩을 보자.

요즘 코로나 19 때문에 회사도 Work sharing program으로 일주일에 이틀만 출근해서 시간도 많은데 왜 이렇게 효율성이 떨어지는 삶을 사는지, 무기력해졌다. 이 무기력을 탈출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일을 시작해 보려고 했지만 안된다.


바쁜 일상에서 갑자기 많은 시간이 찾아온 탓일까? 어쩌면 바쁜 일상이 있기 때문에 목표한 일이 잘 안되어도 '바빠서'라는 핑계가 있었는데, 이젠 바쁘다는 만능키를 쓸 수 없기 때문인 걸까?


미래가 불확실해서 그런 것일까? 이상하게도 불안감보다는 코로나로 인해 회사가 문 닫으면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히 들고, 바다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지친걸까?


드라마에도 빠져보고, 소설에도 빠져보고, 공원에 가서 산책도 해보고 했지만 안 먹힌다. 그래서 외장하드 디스크를 꺼내 과거의 사진을 꺼내 보았다. 평소에 사진 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왜 과거의 사진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일까? 아마도 인생의 큰 변환점을 한번 겪어서 그럴 것이다. 10년 전에 10년 동안 공부했던 공대에서 인문학 쪽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맨땅에 헤딩을 세게 했던 것이다. 그 결정에 후회는 없지만 그때 익숙하지 않은 분야라 자신감이 수직 급강하했다. 힘들었었다. 그래서 힘들었던 시간과 공간을 들여다 보기가 싫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10년이 지났다. 이과와 문과가 통합되어 전보다 모든 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 무기력은 10년 전에 전공을 바꾸는 결정을 내렸던 열정이 모두 고갈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런 연유로 10년 동안의 사진을 보며 나의 삶을 돌이켜 보았다. 즐거웠다. 사진 속의 사람들과 이야기들이 떠올라서 즐거웠다.


사진은 그때 그 시간의 즐거움을 저장해 놓고, 언제든 부르면 힘을 주는 지니와 같다.


지난 10년 잘 살아왔다. 수고 많았다.


다시 힘내자.


카파토키아,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 항아리 닭요리, 스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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