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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그물을 많이 던져야 한다.

만선을 꿈꾸며

by 싱클레어

어부들은 만선을 꿈꾸며 매일 출항을 한다.


하지만 만선이 되는 날은 한 달에 손을 꼽을 정도이다. 수십 년의 경력이 쌓인 어부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만의 잘 잡히는 곳을 표시하고, 때가 되면 그곳에 가서 그물을 던질지라도 항상 예상대로 잡히지만은 않는다. 바다는 늘 변하고, 그물을 던지는 그 날짜에, 그 수온에 고기가 항상 있을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십 년의 경력을 가진 어부도 그물을 많이 던진다. 한 번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있을 법한 곳에 그물을 많이 던진다.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고기가 잡히든 안 잡히든 그물을 던질 때마다 손에 굳은살이 붙고, 그물을 원하는 장소에 넓게 퍼질 수 있는 요령이 생긴다. 그것을 숙련된 기술이라고 부른다. 숙련된 기술은 그물을 던지는 곳에 고기가 있다면 그 고기들을 잡을 수 있도록 만든다. 고기가 어디 있는지 항상 알 수는 없지만, 숙련된 기술은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게 만든다. 이처럼 새로운 것을 도전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 그물을 많이 던지는 것이다. 던지다 보면 한 마리가 걸리고, 다음에는 두 마리가 걸리고, 그다음에는 6마리가 걸리고, 그리고 그다음에는 만선이 된다. 만선 후 한 마리가 걸릴 수도 있고, 반타작할 수도 있고, 또 한 번 만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물을 던질 때마다 만선의 기회는 점점 다가온다.


나에게 고기란 온전히 자신을 알수 있는 마음 속 심연에 잠들어 있는 생각, 기억, 되기를 바라는 심상들이다.


브런치 글이 60개를 넘어가고 올해 목표치를 넘어섰다.

오늘 만선을 꿈꾸며 그물을 두번 던졌다. 내일도, 모레도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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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illon National Park에서 잡은 고등어.


커버 이미지:https://pixabay.com/ko/illustrations/%EB%82%9A%EC%8B%9C-%EB%B3%B4%ED%8A%B8-%EB%B2%BD%ED%99%94-%EA%B7%B8%EB%A6%BC-157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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