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ncere Baek Jan 06. 2021

글을 쓰면 얻게 되는 것들

남 눈치 보던 내가 솔직한 글을 쓰게 된 과정

‘왜 굳이 공개적으로 글을 써?’

첫 줄은 예전의 제가 항상 하던 생각이에요.


sns에 공개적으로 줄줄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적는 사람들을 보면, ‘와.. 정말 솔직하다. 그런데 왜 굳이 저렇게까지 자신을 드러내지?’라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론 대단해 보였어요. 저는 제가 쓴 글을 읽으며 누군가는 저를 평가하고 판단할까 봐 겁이 났던 거 같아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듯 제 안에도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나 봐요. 지금 생각하면 누구나에게 있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자 하는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본능이죠.
저는 항상 떠오르는 생각이나 아이디어는 많은데, 인스타그램 피드에 내 생각을 줄줄 올리긴 부담스러웠어요. 특히 작년 한 해는 책을 많이 읽게 되면서 그 본능이 더 강해졌어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새로운 계정을 하나 파는 거였고 그곳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내 솔직한 생각을 날 것 그대로 쓰기 시작했어요. 아이러니하게 다들 보라고 쓰는 sns 공개 계정에 혼자 일기 쓰듯 글을 쓴 거죠.

여하튼 그랬더니 원래 계정에서는 나오지 않던 내 속의 생각들이 술술 글로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계속해서 글을 써가며 내 목소리를 내다보니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었어요.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고 무언가 느낀다는 거. 생각보다 짜릿한 일이더라고요.




그렇게 내 글을 쓰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글도 더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읽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아픔, 고민, 일상 경험 등을 있는 그대로 쓴 글을 통해 사람들이(저 포함) 감동과 위안을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경험도 어느 누군가에겐 아주 큰 영감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내가 교사로서 아이들과 하며 겪는 것들, 한 인간으로서 겪은 감정과 경험들 이 모든 것도 나만의 이야기가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그렇게 사라지듯 흩어져버린 조각들이 아까웠고, 그때부터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나만의 이야기가 생긴다는 것. 참 멋진 일 같아 보였거든요.



그리고 지금 제게 글 쓰는 시간은 나와 친해지는 시간입니다. 하루 중 아침 요가만큼이나(요가 러버) 나를 깊게 만날 수 있었어요. 이것은 공개적인 글이 아니더라도 혼자 쓰는 감사일기,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감정일기,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할 때 행복한지 쓰는 취향 일기 등을 쓸 때 누릴 수 있어요. 방금 말한 일기들은 그냥 제가 저 자신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나름대로 붙인 이름이에요.


마지막으로 글쓰기는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임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상대방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의 온라인상에서 그 사람에 대해 가장 잘 알 수 있는 건 그 사람의 글이었어요. 제 마음에 울림을 주거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글을 쓰는 사람들과 연결되면 그들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되기도 함이 감사합니다. 그리고 글을 쓸수록 내가 가진 에너지와 비슷한 사람들이 주변에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글을 쓰는 것에 거부감이나 꺼리는 마음이 하나도 없어졌어요.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꾸밈없는 글들이 좋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글이요.




저는 작가도 아니고, 글을 특별히 잘 쓰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몸으로 경험하고 마음이 기억하는 것을 쓰고자 합니다.


나 자신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연결되기에 글은 참 좋은 도구라고 생각해요.

작은 바람이 있다면 제가 그랬듯 저의 솔직한 글들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영감이 될 수 있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