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ncere Baek Apr 26. 2022

이해의 시작은 관찰

상대를 이해하는 가장 첫 번째는 관심 갖고 관찰하기

국어시간, 칭찬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었다.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기>. 고민이 됐다. 상대의 장점을 칭찬하기 이전에,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법은 알고 있을까? 자기 자신을 제대로 칭찬해본 적이 있을까? 그래서 첫 시간에 자기 모습을 그리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적어보도록 했다. 그랬더니 우물쭈물 자기 모습 그리기 조차도 주저하는 아이들. 나눠준 종이는 A4 도화지인데 어떤 아이는 한복판에 종이가 꽉 차게, 어떤 아이는 구석에 조그마하게 그렸다. “나한텐 장점이 없는데..” 중얼거리며 난감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아이들도 몇 보였다. 시간 안에 자기 장점을 다섯 개 이상을 쓴 사람이 우리 반 29명 중에 6명뿐이었다.


“얘들아, 칭찬을 하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음.. 관찰이요?”

누군가 대답했듯 상대를 이해하는 가장  번째는 관찰이다. 관심을 가지고 관찰할   사람에 대해  알게 되고 장점도 보이기 시작한다. 12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모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몰라. 어른이라는 우리도 그런 . 그래서 우리 반에서는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관찰을 해보기 위해 칭찬 마니또를 시작했다. 방법은 1.  마니또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고 장점 찾기 2. 칭찬하는 말을 적어 친구 몰래 사물함이나 책상에 붙여두기.


덕분에 나도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열심히 관찰하게 됐다. 하루는 우리 반 쓰레기통 주변에 쓰레기가 철철 넘쳐 다 흩어져있었다. 오후가 되도록 그대로 있던 쓰레기통 주변을 평소 같으면 내가 먼저 치웠을 수 있지만 그날은 죽 지켜보았다. “선생님이 오늘 우리 반 쓰레기통 주변에 쓰레기가 다 흘러있어서 계속 지켜봤거든. 혹시 본 사람 있어? ㅅㅈ이가 조금 전에 자기가 한 것도 아닌데 다 쓸어서 정리를 했어. 그게 정말 쉽지 않은 행동인 걸 잘 알거든. 우리 반 모두가 기분 좋을 수 있게 봉사해줘서 고마워!”

“와, 멋지다~~”

“오 ㅅㅈ이~”


 주가 지난 얼마 , ㅅㅈ이가 어딘가  글을 읽게 됐다.

내가 쓰레기통 주변의 쓰레기를 정리했을  선생님이 해주신 말이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우리  교실을 깨끗하게 만들 것이다. 선생님과 우리  친구들이 행복해하는  좋기 때문이다.’

사실 귀찮아서 또는 다른 것이 바쁘다는 이유로 그냥저냥 흘려보낸 순간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조금  관심 갖고 순간순간을 찾아줄  아이들은 조금  빛난다.


조금 더 부지런히, 작은 순간들을 찾아주고 빛내주어야지. 사소한 관심과 관찰이 한 아이에겐 큰 사랑이 되길 알기에, 이 순간을 기록하고 기억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누구나 실수한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