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 아직 사용 중인 공중전화기

by 이승준

공중전화기.


단어마저 낯설지만 우리 동네엔 아직 현역인 공중전화기가 있다. 사실 누가 쓰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정말 사용되는지도 긴가민가 하지만 가끔 지나칠 때 누군가 남은 잔돈을 사용하라고 수화기를 올려놓은 모습이 보이는 걸로 그렇게 유추하고 있을 뿐이다.


참 오래된 전화기이다.


이 양옆에는 예전에는 집이었을 빈 터와,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되어버린 전봇대 하나가 있다. 그래서 이 공중전화 부스도 어떻게 보면 그 낯설어진 이름처럼 버려진 것 같이 기구해 보일 때도 가끔 있다.


아직 작동되나 궁금해서 가끔 들어가 수화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끄떡없다는 듯 신호음이 길게 울린다. 동전이라도 넣어보고 싶지만 주머니에는 지폐와 현금뿐이어서 작동할 리 없는 애꿎은 버튼만 이것저것 눌러본다. 그러면 여전히 자신 있다는 듯 누르는 내 손에 맞추어 수화기로 삑삑 거리며 화답한다.


아직도 사람이 들어가면 반기는 걸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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