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언제나 열려있는 학교

by 이승준

우리 동네 초등학교는 항상 문이 열려있다.


담도 낮고 문도 낮다. 내 허리만큼도 오지 않는 낮은 철문이 늦은 새벽 반 정도 닫혀있을 뿐이다. 그런 운동장엔 항상 사람들이 나와서 걷고 있거나 앉아서 담소를 나누거나 혼자 멍하니 앉아있거나 한다.


언젠가 서울에서 줄넘기라도 하려고 학교 운동장을 찾았던 일이 있다. 줄넘기를 들고 집 근처 운동장을 갔지만 학생들의 안전 문제로 일몰 후에는 문을 폐쇄한다고 쓰여있었다. 내 키에 두 배는 족히 넘을 커다란 철문이 그 보다 콘크리트 담 사이에서 굳게 닫혀있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결국 할 곳이 없어서 줄넘기 하나 마음껏 못하는 동네라며 슬퍼했던 적이 있었다.


여긴 아무나 아무 때나 와도 괜찮은 공원 같은 곳이다. 밤늦은 시간 친구와 마땅히 앉아 길게 이야기하고 싶다면 학교로 부른다. 가끔은 지름길로 가겠다며 운동장을 가로지르고 잔디를 밟고 흙냄새를 맡으며 후문으로 걸어간다. 좋은 곳이야, 하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빨리 가겠다고 오른 걸음인 줄도 잊어버리고 좀 더 천천히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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