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지붕들은 대부분 세모 모양이다.
물론 모두가 의도해서 예쁜 지붕을 씌우겠다고 합의한 건 아닐 것이다. 아마 전문적인 현대의 설계자들이 규격화해서 만든 건물들이 아닌 탓일 거다. 세모 모양의 기와를 얹은 집도 있고, 팔레트로 방수공사 정도만 한 집도 있다. 그래서 집도 지붕도 참 다양하다.
세모 모양의 지붕이기에 재미있는 점도 있다. 더 이상 층을 높여 높은 건물을 지을 필요 없다는 여유도 느껴진다. 사람이 살지 않는 버려진 건물도 많은 이 동네에 굳이 층을 올려야 할 필요를 못 느끼는 탓일 것이다. 그래서 조금 높은 언덕에 올라 동네를 훑어보면 저마다의 지붕이 동네를 재미있는 리듬으로 만들어준다.
옥상이 없어 올라가지 못하는 건 조금 아쉬울 거다. 하지만 길고양이들이 마음 놓고 일광욕할 수 있는 편안한 자리가 되는 걸 보면 그래도 마음 좋아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