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 버려진 오토바이 한 대

by 이승준

우리 동네 골목에는 오토바이 한 대가 버려져있다.


주인이 있겠지. 하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것이 핸들을 뒤덮은 식물 줄기들이 이 오토바이가 세워지기 시작한 역사를 대신 설명해주듯이 뒤엉켜 자라 있다. 하필이면 주차하기 참 좋은 곳에 버려져 있어서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누가 훔쳐가서 버려놓고 간 건가? 하고 생각하다가도 키박스가 온전한 걸 봐서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고물상에 팔아버리고 싶은데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말리신다. 그러다 주인 나타나면 어쩌냐고. 혹시 언젠가 주인이 나타나서 찾기라도 하는데 없으면 어떡하냐고.


참 재미있는 동네이다. 무언가 길가에 버려져 있어도, 그게 불편함을 가져다주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누가 치우겠거니, 해결하겠거니 하고 미루는 생각으로 있는 게 아니라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주인이 나타날까봐, 치우는 게 오히려 누군가가 불편해할까 봐 그저 그렇게 두는 것이다.


그렇게 동네 골목골목에는 뜻하지 않은 장식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기 시작한다.


저건 왜 저기 있지? 하고 생각이 들다가도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 지나다 보면 그냥 동네 풍경의 일부가 되어버리고 만다. 아 그 골목 돌면 버려진 오토바이 한 대 있지, 하고 떠오르게 되는 이정표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오늘도 저 버려진 오토바이는 차 한 대 주차할만한 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어느샌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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