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아침 풍경

by 이승준

우리 집 마당엔 그네가 하나 있다.


아침에 눈 비비고 나가 시원한 공기 한껏 마시고 그네에 앉는다. 지난밤 새들이 쪼아 먹은 개 사료통은 번잡하다. 바람이 얼마 불었는지 감과 나뭇잎이 떨어져 있고, 나는 빗자루를 바라보다가 잠깐만, 하고 몸을 푹 기댄다. 감나무 가지 사이로 아침 해살이 바늘처럼 와서 꽂힌다.


새소리가 들린다. 충주는 비둘기가 없고 대신 참새가 많다. 감나무에 잔뜩 매달려 있던 참새들은 나무 그네가 삐걱하고 움직이는 순간 일제히 날아 집 밖 전깃줄 어딘가에 나란히 앉는다. 빤히 보고 있으면 또 일제히 날아 골목 어귀에 심어진 어느 나무 안으로 숨어든다.


얼마 전 옆집을 허물었다. 땅을 팔고 싶다는 주인의 요청에 따라 담이 허물어졌다. 덕분에 우리 집 마당에서는 큰 길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담을 한 층 더 쌓아야 했다. 시멘트와 벽돌을 사다가 열심히 발라서 담을 높였다. 그냥 끝내기가 아쉬워서 축 완공이라는 글씨를 삐뚤빼뚤하게 써놓았다.


현관에서 자던 개는 내가 나오는 발걸음에 맞춰 신나게 마당으로 뛰어나온다. 내 손을 핥으며 펄쩍펄쩍 뛰다가 마당을 달린다. 저렇게 좋으면서 왜 잠들기 전에는 기를 쓰고 현관으로 들어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려니 하고 쉬고 있다 보면 또 내게 달려와서 껑충 뛴다. 결국 간식을 하나 꺼내 줘야 한다.


아주 조용하지만 참으로 요란한 아침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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