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7. 몇 년째 공사 중.

by 이승준

우리 동네에는 거대한 건물 하나가 버려져 있다.


해운문화센터.


충주에서는 보기 드문 큰 복합 스포츠 센터였다. 수영장부터 헬스, 스쿼시 등 다양한 운동이 가능했고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었다. 문제는 이 덩치를 충주라는 작은 지역에서 감당하기가 어려웠는지, 혹은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무기한 공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그러니까 한 13,4년 전에는 정말 활발한 곳이었다. 딱히 할 것 없으면 학교 마치고 해운 문화 센터 가서 치킨 내기 스쿼시도 하고 수영장을 보며 수영이나 배워볼까 하고 고민해보기도 했다. 그러는 게 할 것 없을 때 마침 하기 좋았던, 하나의 취미 같은 건물이었다.


언젠가 한 번 가볼까 하고 보니 망했다고 한다.


그게 왜 망해? 하고 놀라던 것도 벌써 십 년이 넘은 일이다. 믿기 어려워 가보니 주변이 온통 높은 가벽으로 막혀 있고 그 사이로 공사 중 팻말이 보인다. 알 수 없는 허탈함이 밀려왔다. 이 거대한 애물단지를 아무도 어쩌지 못한다는 게 놀라웠다. 그리고 그만큼 내 어릴 때의 추억 일부가 저 좀비같이 어쩌지 못하고 있는 건물 안에 붙잡혀있는 것 같아 굉장히 서글펐다.


몇 년이 지나도 부활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계속 공사 중 팻말이 걸려있었다.

뭔가 안쓰러운 마음에 이리저리 돌아보지만 어디에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 해운문화센터가 있다. 아직 택시를 타고 해운문화센터로 가달라고 하면 기사님들은 이곳으로 와주신다. 몇 년째 공사 중이고 건물은 기능을 상실했고, 내 어릴 때 추억은 아직 공사 중인 가벽에 가로막혀 저 안 어딘가에 있을 것 같지만 여전히 충주 시민에게 이곳은 해운문화센터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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