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6. 교현동의 교라는 글자.

by 이승준

향교.


홍살문 뒤로 향교가 있다. 향교가 있는 동네는 보통 교라는 글자가 이름에 붙기 마련인데, 그래서 우리 동네 이름도 교를 받아 교현동이 되었다고 한다.


동네의 이름을 정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무언가 일 테지만 하도 익숙해져서 그냥 동네 낡은 집 정도의 느낌이다. 언젠가 산책하며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동네를 걸어갈 뿐인데 향교가 있냐며 놀라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가만 생각해보니 향교만큼 우리 동네를 잘 설명해주는 것도 없겠구나 싶었다. 이렇게 떡하니 골목 한가운데 향교가 있는 곳은 아무래도 몇 없을 테니까. 나에게는 그저 친구 집에 갈 때 어디까지 왔나 말해주는 이정표 정도지만. 그러니 동네를 소개한다면 한 번은 써야겠다 싶었다.


오늘도 한 바퀴 걷다 보니 향교를 지난다.

아무리 봐도 특별해 보이지 않아 믿기 어렵지만 우리 동네 랜드마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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