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교.
홍살문 뒤로 향교가 있다. 향교가 있는 동네는 보통 교라는 글자가 이름에 붙기 마련인데, 그래서 우리 동네 이름도 교를 받아 교현동이 되었다고 한다.
동네의 이름을 정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무언가 일 테지만 하도 익숙해져서 그냥 동네 낡은 집 정도의 느낌이다. 언젠가 산책하며 사진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동네를 걸어갈 뿐인데 향교가 있냐며 놀라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가만 생각해보니 향교만큼 우리 동네를 잘 설명해주는 것도 없겠구나 싶었다. 이렇게 떡하니 골목 한가운데 향교가 있는 곳은 아무래도 몇 없을 테니까. 나에게는 그저 친구 집에 갈 때 어디까지 왔나 말해주는 이정표 정도지만. 그러니 동네를 소개한다면 한 번은 써야겠다 싶었다.
오늘도 한 바퀴 걷다 보니 향교를 지난다.
아무리 봐도 특별해 보이지 않아 믿기 어렵지만 우리 동네 랜드마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