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엔 별이 많다.
그걸 알게 된 건 많이 자라고 나서였다. 정신없이 삶에 치여 살다가 어느 날 충주로 내려와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때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이 어릴 때 가지고 싶었던 카메라를 떠올리게 했다.
별, 별을 찍고 싶었다.
까맣고 원대한 하늘에 곳곳이 박혀있는 깨알 같은 별들을 영원히 가지고 싶었다. 한밤중에 밖으로 나와 어딘가의 언덕에 누워 밤하늘을 가만히 바라봤었다. 멀리 있는 별은 빛을 지구로 보내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마냥 기다리며 별이 더 많이 보이길 기다리는 건 어린 나의 작은 즐거움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정말 교과서에서 본 것 같은 별들이 하나둘 반짝이기 시작한다. 나는 눈 깜빡하면 흔들리는 별빛을 보며 혹여나 시야에서 사라질까 봐, 내가 바스락 소리라도 내면 도망갈까 봐 아주 얌전히, 가만히 하늘을 보았다. 그렇게 한참 있다 보면 어느새 하늘에 별이 많아진다.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빤히 보다가 그 별빛들을, 풍경들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에, 사라질 거라는 생각에 정말 슬퍼했었다.
서울엔 별이 별로 없다.
아주 가끔 맑은 날씨에, 내가 살던 동네 언덕 위 오피스텔 건물 사이로 위성인지 별인지 모를 것이 반짝하는 게 목격될 뿐이었다. 그마저도 보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내 눈은 별보다 가로등 불빛에 익숙해지는 것이 더 편했고, 밤하늘 따위를 올려다보는 일에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었다.
요즘은 다시 별을 보는 재미에 살고 있다. 맑은 날에는 그 넓은 까만 하늘에 수없이 박혀있는 별들을 이어가며 별자리를 찾아보기도 하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리온자리를 찾아 빙글빙글 돌아보기도 한다. 날이 맑지 않아도 상관없다. 구름 사이사이 박혀있는 별을 찾아내는 즐거움도 좋으니까.
며칠 전, 눈이 옅게 내리고 구름 살짝 가려진 밤.
그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던 별을 보며, 이제 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는 없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아 맞다!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