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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고양이 May 15. 2020

존재한 적 없는 피사체

Temporary graffiti.

저에게 사진을 가르쳐 주신 교수님 사진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던 사진이 있어요.


어느 마을을 찍은 사진인데 마을의 온 길이 환하게 불타는 것처럼 밝게 빛나는 사진이었지요. 교수님은 그걸 찍기 위해 산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셔터를 연 다음 횃불을 붙여 불이 다 꺼진 마을의 길을 뛰어다니셨다고 해요. 그렇게 꼭 컴퓨터 그래픽 같은 멋진 사진을 찍으셨어요.


셔터를 정해진 시간 없이, 누르고 있는 동안 계속 열린채로 두는 걸  벌브 셔터라고 해요. 그 마을 길을 뛰어다니던 교수님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빛으로 장난질 한 번은 쳐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골목을 살짝 달려봤지요.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는데 엄청 장난기 가득한 사진이 되었지 뭐예요?


이 사진은 존재한 적 없는 피사체를 찍은 사진이에요.

Temporary graffiti.

진짜 골목길에 낙서해놓은 느낌이죠?

https://www.instagram.com/p/B_Uf-FPndlO/?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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