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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현역 때는 잘 나갔을지도 몰라

Landing on the moon.

by 이승준

길에 버려져 있는 것들을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누군가에게 쓰이던, 그러니까 적어도 현역이라고 부를 수 있을 때는 어떤 대접을 받았던 존재일까 하는 생각이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처음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기 전부터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달아야 했어요. 거의 웬만한 집값에 가까운 빚더미도 마주해보았고 사장과 회사를 상대로 몇 번이나 고소해가며 떼인 돈을 받아야 했던 적도 있었지요.


지금은 더 이상 회사생활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아서 손을 놓았어요. 이 부들부들한 성격으로는 회사들이 준 상처들을 도저히 회복할 수 없었고, 그래서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인지 과거엔 너도 혹시 잘 나가던 어떤 존재였을까 하고 마음 쓰는 일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누워있는 녹슨 금속 덩어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Landing on the moon.

너는 쓰임을 다하고 버려진 게 아니라 달에 착륙해서 쉬고 있는 걸지도 몰라.


그런 꿈을 꾸렴.

landing on the moo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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