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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찍는지 궁금한 친구들

Baby orangutan.

by 이승준

처음 필름 카메라를 사고 친구들을 만날 때였어요.


야 이거 필름 카메라야! 하고 자랑스럽게 꺼냈는데 반응이 시큰둥했어요. 요즘 세상에 뭔 필름 카메라냐 하고요. 쓸데없이 감성만 넘친다고 구박도 받았어요. 저는 낭만도 없는 놈들이라며 꿋꿋하게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죠. 몇 걸음 가다가 오! 하고 사진을 찍고 좀 걷다가 저것도 찍어야지 히히 하면서 뛰어가서 찍고.


몇 달 지나니 요즘은 친구들이 궁금한가 봐요. 대체 뭘 찍는데 그렇게 열심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음, 아마 1주일 정도는 지나야 뭘 찍었는지 확일할 수 있을 거랬어요. 그 말을 하면서도 사진을 찍었지요.


그때 찍던 사진 중에 하나예요.

Baby orangutan.

내가 이런 걸 찍고 있는 줄을 꿈에도 모르겠지.

baby oranguta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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