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는 초승하우스에 들어온 식물들 중에 가장 처음 들어온 식물입니다.
편의상 페페라고는 부르고 있지만, 사실 필레아페페로미오이데스 라는 굉장히 긴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코인처럼 동그랗게 생겨서 너무 귀엽다고 좋아했는데,
잎들이 자꾸 오그라들고 노랗게 되고 뭔가 아파보이는 거예요.
혹시 죽어가는 건가, 집 환경이 안 좋은가 조마조마 하면서, 햇볕 좋은 곳에도 둬보고, 그늘에도 둬보고
이리저리 좋아보이는 자리를 찾아서 두고 보았답니다.
그 와중에도 속절없이 말려드는 잎을 보며 참 속상했어요.
그렇게 걱정이 한세월이던 시절을 넘어 겨울의 끝자락이 보이는 요즘,
우리의 걱정을 보란듯이 이겨낸 페페는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뭐.. 처음 초승하우스에 왔을 때에 비하면 조금은.. 잎 개수가 적어서 숱이 없어 보이고,
키는 조금 큰 것도 같은데 그래도 늘어지지않고 꼿꼿하게 서있는 거 보면 건강하구나 싶어요.
식물 동생들이 많아져서 이제는 대장이 된 페페지만 여전히 작고 소중하고 귀여운 존재예요.
해가 상큼하게 들어오는 거실 큰 창 밑을 보면 페페가 있습니다.
어찌나 귀여운지요.
동글동글, 무럭무럭 자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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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아내 초아와,
글 쓰는 남편 승준이 사는,
초승하우스에 어서오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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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한 기억의 단편을 기록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