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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고양이 Jan 26. 2017

이름은 몽블랑 이라고 합니다.

'이름은 뭐로 할 거야?'


드디어 내가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다는 말에 친구가 물었다. 나는 빵을 집어 먹으며 고양이 이름을 생각했다.


'고양이니까 강아지로 지으면 어때?'

'ㅡㅡ'

'멍멍이?'

'ㅡㅡ'

'호랑이?'

'ㅡㅡ'

'음.....'


딱히 이름에 생각이 없던 나는 열심히 아무 드립이나 던지고 있었고 친구는 뭔가 한 구석이 촌스럽지만 귀여운 듯 한 이름을 열심히 불러보았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배고파'

'나는 빵 먹고 있어.'

'무슨 빵?'


나는 유명하다는 과자점에서 사 온 빵 봉투를 보며 말했다.


'몽블랑'


그때 고양이의 이름은 정해졌다.

이름을 고민할 때 먹던 빵 이름이 자기 이름이 되었다는 걸 알면 랑이는 아마 사정없이 나를 할퀴겠지.


깜장 고양이와 몽블랑은 절대 어울릴 수 없는 이름이지만 어째서인지 한국어 발음은 블랙과 어감이 비슷하기도 하고,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풀네임은 몽블랑. 부르기 쉽게 줄여서 랑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랑이는 지금도 자기 이름은 아는지 모르는지 '랑이야'하고 부르면 그 까만 꼬리를 파닥파닥 흔들며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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