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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반짝 Jan 26. 2021

걍 넋두리

좋아하는 가수가 싫어하는 개그맨이 진행하는 쇼에 나와서 속상하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니까 보기는 봤는데 보는 내내 한숨이 났다. 

다들 좋아하는 개그맨이기는 한데, 나는 참 싫어한다. 

그런 언행.. 그런 태도... 재미라는 말로 용인되는 여러가지 폭력성. 

그래도 사람은 착하다는 말 같은 거. 

별 역할 없이, 멍청한 말 가끔 하면서 면박을 받는 역할의 여자가 하나 구성 요소로 앉아있는 것도 

참 보기 불편하고, 보면서 진행자 누구 같으면 참 저렇게 안 할텐데, 

저런 무례한 말 해야 텐션 올라가는 거 아닌데, 

그래도 이걸로 더 유명해지고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내 했다.


다들 재밌다고 하는데 재미는 보통 학습된다. 

서로 주고 받는 유머코드는 나라마다 문화마다 다르다. 

그러니까 그런 재미들을 보면서 나는 '아 저게 저 사람들의 재미라는 것이구나...' 

하고 우울해지는 것이다. 


예전에 어떤 소설에 뭐가 나왔냐면, 

소위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미친년, 바보 형에 대한 이야기였다. 

동네 유명한 미친년이 하나 있었는데 

여기저기 맞고 욕먹고 싼값에 부려먹히기도 하고 

몇 번 강간도 당하다가 누가 그 미친년을 데려가서 살았는데 

어느날 하혈을 엄청 해서 실려갔다고 한다. 

자궁 파열이라고. 동네 사람들이 그게 무슨 섹드립인것처럼 (이런 단어를 쓰진 않았다, 당연히) 

자궁 파열이라고 수군거리면서 킬킬거렸다, 그런 내용이었다. 

그의 소설은 옛날에는 장애인들이 그렇게라도 사람들과 서로 

어울려 살았는데 지금은 길거리에 그런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멀쩡하지 않은 사람들을 다 격리해버렸다, 

그런 걸 문제의식이랍시고 끝을 맺는다. 

(장애인이 시설에 갇혀 살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비장애인이 편할대로 써먹으라고가 아니다...) 


어디서부터 그 소설을 지적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간혹 내가 '재미'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 자궁파열에 킬킬거리는 사람들에 대해서 읽었을 때의... 

뭐라고 말할 수 없어 굳어지는, 그런 기분이다. 

무슨 비난을 하기 전에 그냥 ... 

아...어어.... 하고 사고가 정지해버리는 그런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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