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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반짝 May 04. 2021

글을 썼다고 불볶이랑 체리마루를 먹지 않았겠어

글은 만날 쓰는 건데 일이 뭐 언제는 하고 싶어서 했나. 오늘은 아무튼 일하기가 굉장히 싫었다. 내일은 휴일이지만 아무튼 나랑은 관련이 없다. 일을 해야지. 그리고 오늘은 5월의 네 번째 날인데 5월 1일 2일은 휴일이었다. 그리고 3일은 월요일이었는데 내가 일이 좀 많았다. 바깥에서 일 보고 오느라 너어어어무 피곤했다. 사실 어제는 면허, 그래 운전면허를 땄고 그것 때문에 나는 너무너무 뿌듯해서 글을 안 쓰고도 그만 잠이 왔다. 근데 5월이 되었는데 4일까지 글을 한 자도 안 쓸 수는 없잖아. 그렇지? 근데 오늘도 사실 오전 내내 할 일이 있었다. 회사 외주도 있는데 그것도 발등에 불이니까 앉아서 꾸역꾸역 빡세게 했다. 그리고 한 여섯시 일곱시 되니까 저녁을 먹어야지. 근데 하루가 참 빨라서 아아 오늘도 일 할 바이브가 아니네. 놀까, 하다가 5월 4일인데 놀아버리면 이미 4일을 까먹었잖아? 호로록 나가서 놀아버릴까 하다가 월,화 까먹고 나면 내일 수요일이야. 그럼 일주일의 절반이지. 절반 날려먹고 내가 맘이 편할 리 없다. 그래서 8시에 알람을 맞춰 놓고 딱 그 시각이 되면 쓰자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알람을 맞췄다. 왜냐면 개발새발이라도 글을 쓰면 일하는 그 감각은 또 호딱 돌아오니까. 그게 또 외주나 회사일 뭐 이런 것보다도 자기 글 쓰는 게 별 강제성도 없고 (물론 마감이 있다 계약작이다) 늘어지면 또 막 늘어지니까 게을러진다. 그래서 주말에 놀고 하루만 더해서 놀아도 사흘이면 또 늘어지고, 안 쉬면 지쳐서 작업이 지속 가능하지 못하게 된다.


아무튼 그래서 8시에 알람 맞추고 한 편을 써냈다. 그러고 나니까 놀러 가고 싶었다. 술이라도 한잔 하고. 근데 술 마시면 돈 쓰고 살 찌니까. 그리고 뭐 글을 쓴 건 아무튼 늘 해야하는 일인데 거기에 보상심리까지 채우면 너무 좀, 방만한 것 같아서. 그러다가 그냥 불볶면을 먹고 거기에 냉장고에 있던 체리마루까지 먹었다. 그냥 보상을 해버렸다. 당연히 할 일을 해놓고 셀프 보상이라니. 그러고 나니까 기분이 좋았다! 당연한 일에 셀프 보상 했는데 기분이 너무 좋은거야! 그래서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구나, 또 나한테 매일매일 그렇게 엄격할 것까지는 없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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