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가 없으면 글을 못 쓰는 사람

by 김반짝

잘된 적 없이 작가를 그만두다


작가 때려친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단편 하나를 쓰고 5만자짜리 소설 한 편을 또 썼다


지금도 글을 쓰기 위해 카페에 나와있다


집에서 글을 쓰기엔 도저히 기운이 나지 않았다.


아니, 집에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있기나 할까.


나는 카페가 없었더라면 한 편도 못 냈을 사람일지도 모른다.


봉준호도 정말 안 풀릴때는 카페 세 군데를 돌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다(기생충 얘기였던 거 같다)


나는 오늘 한 편도 안 썼지만 카페는 두 군데째다


봉준호도 그랬을까 아마 그랬겠지


결과물의 차이는 제각각이지만 작가라면 성과없이 카페만 돌아다니는 것에


종일 누워있을 수 밖에 없는 날에


생계를 위해 일하고 남은 체력과 시간을 쪼개는 일에


공감할 것이다 분명 나만 그런게 아닐 것이다


카페에는 세 종류가 있다.


내 맘대로 분류하는 세 종류 .

*참고사항

나는 에너지를 내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1. 커피가 맛있어서 커피를 마시러 가는 카페


가장 사치를 부릴때의 카페다. 작업하기 좋은 곳은 아니지만 커피가 맛있고

음식이 맛있고 오로지 커피를 위해서 가는 곳이다.

오래 있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치만 에너지가 차기 때문에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그렇게 주장해본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대체로 사장님들이 친절하고 밝으셔서

에너지를 받게 되거나 사장님이랑 잡담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2. 작업하기 좋은 개인 카페


개인 카페지만 작업하기 좋다. 앉아있을 수 있는 시간은 최대 두 시간까지라고 내 마음으로 정해놨다.

사람이 많을 때는 양심껏 일찍 일어난다. 이런 카페에 갈때는 일단 시작은 반드시 하자.

확실하게 시동을 걸자고 생각하게 된다


3. 프랜차이즈 카페


오래 앉아있어도 되지만 성격상 오래 못 앉아있는다.

사람이 많고 복작복작해서 기운이 난다.

앉으면 뭐라도 쓰게 된다. 지금처럼.




하지만 내가 진짜로 써야 할 것은 소설인데,

오늘은 카페 두 군데째인데도 도저히 쓸 마음이 들지 않고

눈만 감기고 덥고 도로 집에 가고 싶고

아무튼 글 안 쓸 핑계만 잔뜩이고

아이디어 적어둔 노트 한번 살펴보고 싶지 않고 그냥 블로그 글로 만족하고 싶다…

하지만 이따가는 쓰겠지

미래의 내가

저녁의 내가 알아서 할 것이다

지금 하고 싶은 것은… 지금 하고 싶은 것은…..

이 친구 저 친구에게 쓸데없이 말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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