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마주하는 것, 고통의 연속성.
눔코치가 '마음챙김'을 추천해 주었다. 과거도 미래도 생각하지 말고 오로지 현재만 생각하라고 해서 일단 핸드폰을 내려두고 10분 걷기를 시도했다. 오로지 현재만 생각하려고 했다.
콧속이 건조하고, 코가 막히는 게 느껴졌다. 입안도 역시 좀 텁텁했다. 현재에 집중하게 되면 스스로의 몸에 집중하게 되는 것인가 생각하면서 계속 걸었다. 조금만 걸어도 금방 숨이 차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뭔가 이게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나가는 강아지를 보니까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아, 이렇게 계속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에 유행하는 음식점이 보였다. 오, 맛있겠다. 하지만 다이어트 중이니까 못 먹는구나. 유행 따라서 우후죽순 생겨났으니 망하는 것도 순식간이겠지. 마치 대만 카스테라처럼. 저기는 지난번에 줄을 섰지만 줄 설만한 곳이 전혀 아니었어, 저 아래 있는 카페는 스프가 맛있었지. 동행이 스프 한 그릇으로 너무 배불러해서 약간 놀랐던 기억이 있어. 스스로가 약간 돼지처럼 느껴졌었지.
저기는 잘 모르겠지만 편집샵처럼 보이는구나. 내가 살 수 있는 물건은 아무것도 없지만... 안 돼. 생각 자체를 멈추어야 해. 하지만 어떻게 하지? 난 그런 거 할 줄 몰라. 눈 떠서 잠들기 전까지 하루 종일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있어. 나는 머리를 쉬는 법을 몰라. 어떻게 해야 하지?
그래서 초콜릿 카페로 들어왔다. 약간의 다크 초콜릿은 허락된 간식이다. 커피도 괜찮고. 그래서 평소의 습관대로 머리를 꽉 채우고 있었던 생각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에 집중하면 뭐가 더 좋은걸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지 않으면 기분이 나아지는 건가? 나는 마음챙김에 완벽하게 실패했다. 사실은, 명상에도 같은 원리로 실패한다.
눈을 감고 숨을 내쉬라고 하면, 일단은 코가 막혀있다. 이제 편안해 진다는 말을 듣고 있으면, 스포츠 브라가 답답하고, 요가 팬츠가 너무 꽉 조인다는 생각이 든다. 혹은 팬티 고무줄이. 호흡에 집중해보려고 시도하지만, 사실 은 슬슬 지루하고, 눈을 뜨고 싶다. 명상과 마음챙김을 시도하려고 하면 할수록, 안되는 일에 집착하는 답답함이 느껴진다.
어떻게 마음을 챙기고, 어떻게 명상을 해야 하는가? 현재에 집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과거와 미래로부터 벗어나면 현재는 편안한가? 내가 맞닥뜨리는 것은 괴로움의 연속성뿐인데. 이걸 어떻게 벗어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