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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반짝 Dec 18. 2019

거 저한테 짜증 좀 내지 마세요

 



대행사 일을 하다보면 우리만 용역을 받는게 아니고, 외주를 줘야 할 때가 있어요. 내부에서 하기엔 시간이 촉박하거나 전문가가 필요하거나 등등. 아무튼 필요해서 쓰는 것이죠. 충분히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외부로 빼지는 않거든요. 특히나 일이 조금 많거나 어려울수록 외주처 찾기가 어려우니 좋은 외주처는 소중합니다. 


이번에 같이 일하게 된 곳도 급한 상황에 일을 받아줘서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있는데... 저한테 그렇게 짜증을 냅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어린 여자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답답한 것 같아요. '아 그렇게 안 돼요.' '그렇게 해서 컨펌이 날지 모르겠네요. 원본 소스가 영 별로라.' '보내주신 내용이랑 안 맞는데요?' '설마 자막을 저희가 받아쓰란 건 아니죠?' 


음. 언제까지 어떻게 해주십시오 하고 문서를 보내거든요. 자료 더 필요하면 요청하시라고 하고, 자막 내용도 제가 받아쓰라고 하면 받아써서 드립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왜 매번 제가 짜증을 받아주고 있어야 하는지 사실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고, 속도 빠르고, 무엇보다 우리가 필요해서 요청한 것이고. 그리고 다신 안 보면 되니까 그냥 참고 있어요. 


'저한테 짜증내지 마세요.' 라고 말하면 저쪽이 '아 죄송합니다.' 그러겠어요? '제 말투가 원래 그래요. 어떻게 사람이 다 님한테 친절하기를 바라세요? 전 누구나 이렇게 대해요.' 그러겠죠. 말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듯이. 남은 원래 친절하고 상냥하게 태어난 줄 아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그냥 참고 있어요. 뭐 별 중요한 것도 아니고. 뭐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이 있을거예요. 좀 참는 건 별 것 아니고, 기분은 지나가는 것이고, 한 달이 무사히 지나가면 월급을 받잖아요. 그냥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며 마음을 다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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