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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반짝 May 08. 2020

전업 작가는 매일 못 걷고 있다.

지난번에 인대가 대차게 나간 이후로 저는 게으르고 비생산적인 삶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너무 이렇게 말하면 진짜로 기운 빠지니까 조금 잘한 면들도 조명해보고 싶은데 그렇게까지 스스로에게 관대하면 안될 것 같아요. 처음 해보는 작업 앞에서 두달 넘게 해맸고, 최소한 3월에 한권이 나왔어야 하는데 지금 5월이고 작업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그런 상황. 그래도 좋은 점이 있다면 인대가 많이 회복되었고 목발도 한쪽만 짚고 곧 목발 떼고 걸을 수 있을 거라는 점. 마냥 놀기만 한 건 아니라서 작업 방향도 잡고 그간 자료조사도 많이 하고 쓰려는 글과 비슷한 글도 많이 읽어서 대강 길이 보인다는 점, 그리고 근근이지만 수입이 있고 단편 작업을 계속 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는 점, 메일링 서비스를 엮어 독립출판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좋네요. 하지만 두달을 놀았고, 어떻게든 좀 자기합리화 해보고 싶지만 2월 말에 일 그만두고 3,4월 생으로 놀았고 부상도 당했고 ...(이 점에서, 멍청하게 내가 술 먹고 자빠져서라는 생각을 하지 말래요. 물리치료사님이. 누구나 다칠 수 있고 사고라고요.) 발목이 다친거지 내가 손이나 머리를 다친게 아니니까, 아무튼 이렇게까지 팽팽 놀았다는데에 변명할 건덕지는 없습니다. 


하지만 생활 패턴도 다시 잡고 다시 열심히 하면 되니까요. 몇 번 이런저런 일을 겪고 난 이후에 제 신조는 '망하는 건 없어, 뭘 해도 망하는 건 아냐' 라고 하는 점입니다. 두 달 놀았다고 작가 인생 다 망했어 이런거 아니니까요.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다시 잘하자, 다시 열심히 살자는 의미입니다. 일상글이든 뭐든 트위터처럼 흘러가는 게 아니라, 메신저가 아니라, 두서가 좀 없어도 길게 글을 써야 제정신이 돌아오고 내일부터 잘하자! 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전 지금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가 문제입니다. 그리고 변수! 계획을 세울 때 변수를 고려해서 플랜 비를 안 세우면 그것도 와장창 쿵쾅이에요. 당연한건데! 


그래도 대학원 수업은 열심히 들었네요. 그거 하나는 칭찬할 만 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 이렇게 팽팽 놀았을 때는 그래도 그 사이에 뭐 잘한 게 있을까 찾는 것 보다도... 작은 목표를 세워서 사사삭 하는게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스스로에게 떳떳하게 좋다 잘했다, 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5월은 아직 1/3이 안지났어요. 그러니까 5월부터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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