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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프라이빗 뱅크가 최초로 설립된 국가는?

프라이빗 뱅킹: 스위스에서 글로벌

by Sing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아시아의 스위스를 지향해왔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금융과 프라이빗 뱅킹의 정수를 스위스로부터 배우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스위스는 왜 프라이빗 뱅킹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프라이빗 뱅킹의 뿌리는 과연 스위스에서 시작된 것일까?


오늘날 금융 환경은 전 세계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사회가 고도화되고 고객의 요구가 세분화되면서, 단순한 예금과 대출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고액 자산가나 가족 기업이 늘어났다. 이에 발맞춰 은행업은 점차 전문화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 프라이빗 뱅크도 이러한 흐름 속에 태어나, 시대와 규제 환경, 시장 변화에 따라 체계적으로 변모하며 성장해왔다.


초창기 프라이빗 뱅크의 모습은 오늘날과 크게 달랐다. 싱가포르의 프라이빗 뱅킹은 이제 막 가지를 뻗으며 아시아 전역의 자산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면, 그 뿌리는 유럽의 오래된 토양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 싱가포르의 현재를 잠시 뒤로 하고, 스위스와 유럽의 초창기 프라이빗 뱅크를 따라가 보자


유럽 중세 시대 초창기 프라이빗 뱅크를 전통 소매금융과 다르게 구분하는 주된 요인은 고객군이었다. 왕실과 귀족 또는 고액 자산와 가족 기업 등을 프라이빗 뱅크의 주요 고객으로 삼았다. 초기에는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며, 은행 파트너들의 무한 책임 구조(Unlimited liability)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와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했다. 당시에는 단순히 자산관리를 보조하는 서비스 정도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의 프라이빗 뱅킹은 자산 관리, 투자, 상속 설계, 신탁 서비스 등 포괄적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며, 독립적인 금융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프라이빗 뱅크 중 하나는 1590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설립된 베렌베르그 은행(Berenberg Bank)이다. 베렌베르그 가문과 고슬러(Gossler) 가문이 설립했으며, 초기에는 직물 무역상으로 시작해 선박 보험 등 금융사업으로 확장했다. 은행은 가문의 자산 관리를 위해 설립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가족 소유와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메츨러 가문이 은행을 세웠다(1674년). 역시 직물 무역에서 출발해 은행업으로 전환한 뒤, 오늘날까지도 독립성과 가족 소유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도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하는 전통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도 초기 프라이빗 뱅크 모델이 등장했다. 1672년에 런던에 설립된 호어은행(C. Hoard & Co.)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 은행으로, 대출, 저축, 세금 및 유산 계획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대 프라이빗 뱅킹의 전형적인 모델로 간주되고 있다. 현재까지 호어 가문이 소유하고 후손들이 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1692년 금세공인 겸 은행가였던 존 캠벨(John Campbell)에 의해 런던에 설립된 쿠트 은행(Coutts & Co)도 초창기 프라이빗 뱅크로 간주된다. 영국 왕실 은행으로 불리며 왕족, 귀족, 기업가 가족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재까지도 프라이빗 뱅크로 운영되고 있다.


스위스 최초의 프라이빗 뱅크로 여겨지는 웨길렌 은행(Wegelin & Co.)은 한참 뒤인 1741년에 설립되었다. 초기에는 섬유 무역 기반으로 부유층의 자산을 관리하는 형태로 출발했으며, 이후 스위스 프라이빗 뱅킹의 전형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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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독일과 영국에서 이미 오래된 프라이빗 뱅크들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스위스를 ‘프라이빗 뱅킹의 본고장’으로 인식한다. 그 이유는 단순히 역사가 오래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스위스가 가진 독특한 사회·경제적 조건 속에서 프라이빗 뱅킹을 가장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한 스위스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라인강과 인접해 예로부터 무역과 교역이 활발했다. 자연스럽게 자본과 인력이 모였고, 무역상과 금융업자가 결합하면서 초기 금융업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배경 위에서 스위스 은행들은 단순히 돈을 맡아주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게 된다.


오늘날에도 그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 국가통계청(FSO)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스위스 금융산업은 약 740억 스위스 프랑(약 925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국내총생산(GDP)의 약 9%를 차지한다. 그 중 은행업은 전체 금융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16만 명 이상이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단순한 금융의 한 갈래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Damini R, 2025.3.17. 7 Oldest Banks in The World https://www.oldest.org/structures/banks/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이탈리아의 Banca Monte dei Paschi di Siena(1472)가 꼽히지만 리테일, 기업 금융 등이 중심이며, 전통적 프라이빗 뱅크에 해당하지 않는다.


Matthew Allen, History bites back at Swiss private banking,(2013. 2. 22) https://www.swissinfo.ch/eng/business/history-bites-back-at-swiss-private-banking/3503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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