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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흘 Jun 09. 2021

경력전환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내 몫의 밥 벌이를 하고 스스로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자 열심히 일도 했다. 아이를 낳고, 낳고, 또 낳다 보니 포기할 것이 생겨 전업 주부가 되기로 했다. 이제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워킹맘 시절에 가졌던 죄책감은 없어졌지만 문득 문득 공허한 마음이 밀려 온다. 

티 안나는 집안일 속에서 아이를 위한 시간만을 보낼 때, 나를 위한 커피 한 잔이 어려울 때, 잘 차려 입고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을 볼 때가 그렇다. 나도 한 때는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읽고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저기 저, 바쁘게 오고 가는 사람들처럼 지냈었지 생각하며 울쩍해진다.


하지만 달리 생각을 하면 그저 그 시절이 지나고 새로운 시절에 접어든 것일 뿐이다. 경력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전환된 것이다. 경력이 전환된 덕분에 소소하지만 이런 글도 쓰고 있으니 말이다. 나만 위하며 살아온 삶도 소중했지만 타인을 위해 정성을 쏟는 지금 이 삶도 얼마나 멋진지 말도 못한다. 

어차피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는 인생아닌가? 이미 선택한 지금의 삶에서 또 새로운 길을 만들어 보자. 분명 오늘을 열심히 살면 훗날 돌아볼 지금 이 시절도 행복했다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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