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 입문 지침서
강아지는 진정한 행복 바이러스이다.
어떠한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존재들이지만
어린아이를 키울 때
행복한 시간만 있지 않듯이
예상치 못한 지출은 물론이고
건강을 위해 꾸준히 산책을 해야 하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때로는 힘들다 느끼지만
사랑스러운 제리와 톰을 보면
그 힘든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진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은 곧
말은 쪼끔 알아들으며
어린아이를 약 20년 키우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
절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강아지를 키우려고 결심했다면
이런 것도 알아 두어야 한다.
사랑이 넘치는 강아지를 만나
한번이라도 입맞춤을 하게 된다면
영영 스킨십의 늪에 빠지게 된다.
제리, 톰과 함께하기 전에는
반려동물과 입맞춤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처음에 아기 제리의 뽀뽀를 거부하고
왠지 미안한 마음에 받아주다가
이제는 헤어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점점 뽀뽀를 구걸하게 된다.
나는 그렇다.
언니도 그렇다.
우리 가족은 모두 그렇게 되었다.
뽀뽀를 좋아하는 강아지가
물을 먹고 있을 때 절대 웃으며
눈을 마주치면 안된다.
귀여워서 무심코 쳐다보다 딱 걸리면,
늦었다.
내 얼굴은 이미 물세안을 마쳤다.
에너자이저 강아지와 가족이 된다면
엄청난 폐활량을 가지게 된다.
그들의 속력을 따라잡아야
그들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산소탱크가 된다.
안기길 좋아하는 강아지라면
제리는 윗옷으로 감싸 안아주는 것을 좋아한다.
어리광이 가득한 눈빛으로 가만히 안겨 다닌다.
덕분에 나의 어깨와 팔이 단단해졌다.
무릎에서 잠자길 좋아하는 강아지라면
엄청난 장딴지를 가지게 된다.
까치발을 들고 식사는 물론
독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톰은 단잠자고 나는 책을 보며
동시에 운동도 한다.
초반에는 다리가 달달 떨릴 수 있으나
어느 순간 까치발로 걷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아니지...
몇 년 후에는 진정한
어떤 중요한 일을 하든
그것은 강아지들의 즐거운 놀이가 된다.
책을 정리할 때도, 빨래를 갤 때도
청소기를 돌릴 때도 모든 일들이 그렇다.
하던 일을 어서 마치고 싶지만
그들은 절대 협조해주지 않는다.
중간에 꼭 한 번 놀아줘야 한다.
이렇게 강아지들은
감사인사까지 받고 다시 정리 시작.
제리, 톰과 함께 하기 전 우리집은
항상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하지만 강아지들은
정리정돈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장난감이 널린 것을 좋아한다.
지금 우리집은 이제 녀석들의 집이 된 것 같다.
이제 나는 예전의 깔끔한 집보다는
내 강아지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지금의 집이
더 편안하고 좋다.
또한 어설픈 초저녁 잠은 그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트레킹 코스를 제공하여
세상에서 가장 재미난
치고 빠지기 놀이를 할 수 있게 해준다.
난 그저 주말에 밀린 잠을 자고 싶었을 뿐이다.
계획은 계획일 뿐,
이렇게 살아가다 보면
신통방통하게도 그들의 대화 속에
나도 낄 수가 있게 된다.
동물들에게도 언어가 있다면
아주 아름다운 문자였을 것 같다.
이렇게 개린이 육아를 경험하며
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언젠가 강아지가 아파서 밤새 애태우다가
문득 부모님 생각이 났다.
자식 키우시는 마음을
감히 비교도 할 수 없겠지만
너무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나의 강아지와 사랑에 빠진다면
곧 모든 동물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리고 그들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때로는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사랑하는 가족과 정을 나누고 싶고,
가족을 보살피며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