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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뾰족달
May 21. 2023
엄마의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나만의 맞춤 선물세트
택배가 왔다.
저 멀리 감결마을에서.
얇은 패딩바람으로 칼바람을 뚫고서
빈 상자를 찾아 주워다가
냉동실 구석구석 쟁여둔
자식 배불릴 음식을 빈틈없이 꾹꾹 넣어서
삐뚤삐뚤 테이프를 붙여 싸매고
며칠을 기다린 택배 편에
귀한 박스를 보내왔다.
삐뚤삐뚤 붙인 테이프와 또박또박 쓴 주소
한달음에 박스를 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여기 다 있다.
마른오징어, 햇살 가득한 장독에서 퍼낸 된장,
매운맛 고추장, 한라봉과 사과,
참치 캔, 밥도둑 젓갈들과 1+1으로 산 칫솔까지
엄마 마음이 다 느껴져서
이 상자가 눈물 났다.
이제는 내가 택배를 보낸다.
굴을 넣은 미역국,
달달달달 볶아 무와 함께 푹 끓인 황탯국,
엄마가 좋아하는 군임석들.
택배를 싸며 저절로 웃음이 난다.
엄마도 예전에 이런 얼굴이었겠구나.
마음이 따뜻해진다.
차곡차곡 소중히 싸서 상자에 넣고서 보낸다.
자 이제 잘 부탁한다.
상자야 조심히 가거라.
엄마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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