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결혼과 취미생활

소신(소소한 신혼생활)이 있는 이야기 #1

by Daniel

나는 결혼 1년차에 유부남이다.

결혼은 취미생활에 제약을 변화를 만든다.

(와이프가 이 글을 읽을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하자)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헬스이다.

3대 운동 500kg은 안되는 헬린이지만,

1년에 운동을 거른 일은 손꼽을 정도로

거의 매일 1시간 이상을 운동에 투자하는 매니아다.

몇 년 전에는 생활체육지도사 2급 자격증도 딸 정도로

헬스라는 취미를 잘해보고자 하는 열정이 컸다.


결혼 후에도 헬스에 대한 취미생활은 여전하다.

와이프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그럼에도 눈치를 보게 되는건 필연적인 유부남의 삶이다.

가급적이면 와이프가 자고 있는 오전에 운동을 하게 되고,

운동만큼 중요한 식단에서도 어느정도 양보가 필요하다.

생각해보면 결혼 전에는 운동에 심하게 중독되어

다른 가치관들을 많이 포기하고 살았던 것 같다.

이제는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는 선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조금 내려놓으니 운동을 못할 때 받던

스트레스도 덜 해지는 것 같다.


가장 큰 변화는 악기에 대한 취미생활이다.

전문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몇 곡을 외워 노래하며 기타를 치거나 피아노는 다룰 수 있는 정도였다. 그렇지만 연주에 심취한 동안은 꽤 힐링이 되는 취미이다.

악기에 대한 취미생활은 꽤나 개인적인 것이다. 연주가 완성되는 과정은 와이프라 할 지라도 공유하고 싶지 않고,

완성된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다. 설령 완성된 곡을 치더라도

똑같은 레파토리에 연주를 계속하는건 왠지 와이프에게도 민폐인 느낌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와이프도 저녁에 집에 오면 안정을 취하고 싶지 똑같은 레파토리에 실수 투성이인 연주를 듣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적다보니 내가 실력이 좋았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취미인 느낌도 든다.)

그렇다보니 저녁시간에 기타를 꺼내 드는 일은 점점 어색한 일이 되어갔다.


대신 이 시간에 티비를 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결혼 전에는 티비는 수 년간 켜본 적도 없었다. 그 시간에 친구를 만나면 만났지, 집에서 멍하니 티비를 보는 것은 나와는 거리가 멀었었다. 그런데 이제는 집에 오면 쇼파에 누워 자연스레 티비를 켜게 된다. 늘 뭔가 새로운걸 찾아서 해오던 나에게 굉장히 낯선 편안함이었다. 몸은 더할나위 없이 편했지만, 늘어가는 게으름과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은 마냥 좋다고는 할 수 없었다. 왠지 화도 더 자주내게 되고 와이프와 대화도 줄어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새로운 취미로 글을 써보고 있다. 나의 묻어두었던 감정을 돌아본다는 취지에서 명상보다 훨씬 나에게 잘맞는 취미인 것 같다. 특히 무언가에 몰두한 느낌이 좋다. 늘어지는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유부남의 새로운 취미를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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