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15)

비 내리는 날

by 시우

https://youtu.be/NIPtyAKxlRs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모처럼 하늘에서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눈도 많이 왔었는데 여전히 해갈되지 않은 가뭄이 이제는 좀 괜찮아 질까 싶다 저녁에 잠을 잘 못 잤는데도 새벽에 창문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눈을 떴다 아이는 내 옆구리에 딱 붙어 이불조차 덮지 않고 자고 있는다 손을 뻗어 아이 이불을 몸 위에 덮어주고 조심조심 일어나 밖으로 나온다


'머리 아파.'


머리에서 요즘 삐이이~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심하지는 않은데 종종 이렇게 울릴 때가 있다 냉장고를 열고 생수를 꺼내 컵에 따르지 않고 그냥 벌컥벌컥 들이켠다 그대로 냉장고에 다시 넣고 베란다로 나와 블라인드를 걷어 본다 빗물이 추적추적 유리창에 떨어졌다가 흘러내린다


할 일이 뭘까 앉아서 좀 생각해 본다


'일단은 빨래를 돌리고, 아침밥을 좀 하고, 병원을 다녀올까?'


얼른 책상으로 앉아할 일을 끄적이면서 순서를 정해 본다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어느 정도는 끝내놔야 아이가 하고 싶어 하거나 해야 할 것들을 옆에서 봐줄 수가 있다. 어제 갑자기 문자로 친구 녀석이 우리 잘 살자라고 보낸 게여간 찝찝하기 그지없다 술을 마시고 톡을 보낸 건지 어쩐 건지 뭔 일이 있나 싶지만 본인이 연락한다고 하였으니 좀 기다려 보자


별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있다 나는 오늘이 그런 날이다, 회사에도 안 가고 집안일도 많이 없고, 아이랑 딱히 주말 약속도 없는 그런 하루 매일 바쁘게 살아와서 인지 이런 날조차 뭐 다른 할 일이 없는지 찾아보는 내가 좀 무서울 때도 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나와, 뭐라도 해야지 않겠어?라는 내가 싸운다


다행히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내가 승리를 했다 빨래를 돌려놓고 시계타이머를 맞춰두고 아이 옆에 눕는다 따듯하고 꼬숩한 아이의 냄새가 방안 가득하다 아이를 안고 눈을 슬쩍 감는다 일어나면 늦은 아점을 먹고 아이 손을 잡고 우산을 쓰고 동내 산책을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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