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133)

입원(1)

by 시우

공주님이 퇴원하셨습니다, 아직 잔기침은 조금 있지만 염증수치도 정상화 되었고, 식사도 잘합니다 학교에 입학 하자마자 아파서 학교생활도 못한 공주님인데 다시 학교에 나가 친구들과 힘껏 뛰어놀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이번 입원 편에선 아이돌봄서비스가 아닌 병원 돌봄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들어가고, 아이 입원중에 있었던 4차 기일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들어갈듯 합니다




입원중에 공주님이 그린 그림



아이 기침소리가 멈추질 않는다 자다 깨는 걸 반복하면서 어느 순간 기침소리가 이상한 게 느껴진다, 덜컥 겁이 나기 시작한다, 내가 또 아이를 잘못 케어한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아픈 아이 머리맡에서 물수건을 얹고 기침이 잦아들기르 바라며 졸다 깨다를 반복한다 월요일 아침 창문틈으로 희미하게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아이 병원 갈 준비를 한다, 회사에 월차 반차 쓰기가 힘들다 보니 아버지께 전화를 건다 아버지가 허겁지겁 집으로 오셨다.


그 와중에 나는 케리어에 짐을 챙기기 시작한다, 기침소리가 꼭 몇 년 전 폐렴일 때랑 비슷하다 지난주 금요일에 할아버지랑 엑스레이 찍고 왔을 때에는 이상 없다고 하셨었는데, 그게 아닌 듯했다 동내 병원은 아이 병을 잘 잡아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좀 많이 아픈 것 같으면 집에서 차를 타고 30여분은 떨어져 있는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갔다 지역에선 꽤 유명한 병원이다 전에는 7시쯤 가서 줄을 서서 번호표를 뽑아 기다렸다 여섯 시에 가도 앞에 여섯 명 일곱 명은 꼭 있었는데 오늘은 내 대신 할아버지손을 잡고 병원으로 출발한다


나는 아버지 손에 입원용 캐리어를 쥐어주고 회사로 출근을 했다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새로 온 직원분이 그래도 경력이 좀 있어서 업무를 잘 받쳐주고 있다, 아마 오늘 같은 날 혼자서 일 하고 있었다면 펑크가 많이 났을 것 같다


아홉 시 삼십 분쯤 아버지에게 전화가 온다 열이 좀 있어서 코로나 검사를 했고 음성이고, 진료 대기자가 많아서 아직 진료는 못 받았다고 너무 걱정 말라고 하신다 일을 손으로 하는지 발로 하는지 모를 지경이 되었다 11시가 넘어서야 병원에 입원시킨다는 문자가 도착했다, 폐렴이란다 점심을 먹지 않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엔 회사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병실에 도착해 보니 4인실에서 아이들 네 명과 함께 침상에 누워 있었다 머리를 만져보니 조금 뜨거운 게 느껴진다, 염증수치도 높고 비타민 D가 부족하단다 한 달인가 전쯤에 다 먹이고 깜박하고 안 사고 안 먹였더니 그런가 싶다 나름 혼자서 잘 키우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이가 아픈걸 보니 내 잘못이구나 싶다 아이손을 조몰락거리니 아이가 나를 보고 '아빠 왔어요?'라고 속삭인다


"오늘은 내가 볼 테니까 얼른 일하고 내일부터 어떻게 할지 생각해 봐."


아버지는 회사 일에 지장이 있을까 내 등을 떠미신다 1인실 예약을 걸어두고 회사로 돌아왔다 여기저기 돌봄 서비스를 알아본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아이 돌봄 서비스는 불가하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서비스는 지자체에서 운영 중이었다, 전에 가입해 둔 우리 시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전화를 건다, 다행히 오전 중에 신청을 하면 다음날부터 가능하다고 하는 답변을 받았다 다만, 나의 경우에는 아직 이혼이 마무리가 안되어잇는 와중에라, 아내의 급여내역도 살펴볼 수 있다고 혹시 연락이 되는지를 묻는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소득에 따라서 지원금이 틀려진다고, 상황을 설명하니 일단은 알겠다고 하시면서 접수를 해주신다, 아내가 일을 해서 우리 가족의 소득이 높게 잡히는 경우에는 전액 부담을 해야 해서 부담이 심하다


지원을 못 받는 다면 출근하고 퇴근까지 9시간에서 10시간 하루 12만 원 정도 5일이면 벌써 60만 원 절대 이용불가능한 수준이다 아내의 재산 목록 조회 신청을 했을 당시에는 일을 조금은 하고 있는 듯했는데 확실히는 모르니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아이를 케어한다고 하더라도, 빈틈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걸 알면서도 아이가 아프면 다 내 탓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엄마가 키웠으면 나보단 나았을까 싶은 자존감 박살 나는 생각도 간간히 든다 다른 한편으론 다른 사람들도 이런 경우가 있었을 거야 나만 이런 건 아닐 거야 라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현실은 아이는 많이 아프게 되었고, 병원에 입원했고, 나는 이제부터 아이가 나을 때까지 병원에 같이 있으면서 아이가 나을 때까지 이곳에서 출퇴근하면서 낮에는 돌봄 선생님의 도움으로 밤에는 내가 아이를 간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을 굳게 먹는다, 어제 적어놓은 입원 준비물 리스트를 다시 한번 체크한다, 먼저 할아버지 손에 쥐어 보낸 것들을 삭제하고 내가 챙겨 갈 것들을 꼼꼼히 챙긴다 햄스터 밥과 물도 넉넉하게 준다 며칠을 입원해 있을지 아직 모르기에 마음도 단단히 먹는다 아빠가 힘들고 짜증 나 보이면, 우리 공주도 힘들 것이다 눈치 빠른 아이니까 되려 나를 위로할지도 모른다


병실 앞에서 얼굴을 톡톡 두드리며 웃어본다 아빠의 힘든 하루가 들키지 않게, 공주가 아프더라도 좀 웃을 수 있게 후우 하고 심호읍을 한 번 하고 병실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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