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02)

더불어 사는 방법 알려주기

by 시우

아이랑 손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동네 가게들이 쭉~ 늘어서 있다, 중형 마트, 과자점, 편의점 핸드폰, 카페 기타 등등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몇몇 가게에는 임대 간판이 붙어 있다. 올여름까지는 종종 아이와 같이 걸어가 사 먹었었던 아이스크림 가게는 아예 문을 닫아 버렸다


핸드폰 가게 사장님은 장사가 안 되는 것 같은데 여전히 잘 버티고 계시고 새로 생긴 과자 가게는 가끔 들어가 간식거리 몇 개를 사 오기도 한다 우리는 주말에 대형 마트로 가서 장을 봐오는 편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주변에서 일을 보기도 한다


공주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한장


사람이 없어 한산한 가게 안에서도 많은 분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계신다, 먹고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다들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회사와 다른 점도 분명 있겠지만 회사나 자영업이나 힘든 건 매한가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가끔 아이가 궁금해한다, 매주 화요일이나, 토요일에 큰 마트를 가는데 종종 편의점이나 집 근처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이유를 말이다


"그건 말이지, 다 돕고 살아야 하니까 그러지 어차피 사야 할 것이 있어서 참았다가 주말에 사도 되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면 여기 있으신 다른 분들도 먹고살기 힘드셔서 문을 닫게 될 거고 그럼 우리도 종종 급할 때 가까운 데에서 물건을 구해야 할 경우도 있을 텐데 없으면 못 살 테니까? 다 알게 모르게 서로 도와주면서 살아가는 거예요."


아마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으리라 싶다 종종 뉴스들을 보면서 자영업자들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구청에서 일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폐업 신고율이 엄청나다고 한다 젊은 시절부터 직장 생활을 하는 나로서는 한때는 이해가 가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일곱 집 중 한집은 3년 이내에 망한다는데 (지금은 다섯 집 중 한집이란다) 그럼 회사가 더 안정적인 거 아닌가? 하지만 회사에 다니고 있는 나도 종종 자영업을 꿈꾸기도 하다, 이해할 수 없는 업무 체계와, 성취감 없는 회사 생활은 어쩌면 자영업자들보다 힘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비오는 날에는 파전에 막거리지




미생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회사 그냥 다녀 밖은 지옥이야."


하지만 진짜 미생의 입장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회사 안이나 밖이나 별다를 게 없는 곳이 아닐까?


50대 이상의 고독사가 늘어가고 있단다, 30대부터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수치이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별다른 능력도 없이 그냥 꾸준히 했던 덕분에 아직까진 별일 없이 보내고 있지만, 이혼이라는 벽을 한번 넘으면서 조금은 한계를 느끼고 있다


안 좋은 소식들이 들려온다 사업에 실패한 50대 아들이 70대 노모와 살면서 잔소리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와 하루 잘 놀고 수면제를 먹이고 살해했단다 아이가 놀러 가줘서 고맙다고 살려달라고 우는 게 차량 블랙박스에 다 녹음이 되었고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자 선생님이 신고를 하여 그 아비가 잡혔다 본인은 죽지도 않고 미수에 그쳤단다


그런 걸 보면서 나도 섬칫한 때가 있다 실직 이후 재취업을 하였지만 무언가 마음속에 얹혀있는 것들 때문이라지만 그냥 번아웃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냥 무작정 관둘 수가 없다 인간으로서 조금은 쉬었다 가고 싶은 상황과 자녀를 책임지고 키워야 할 두 가지 상황 속에서 억지로 날 채찍질 하게 된다



올해도 일찍 크리스마스 준비를 해 본다


내가 힘들어 보였는지 어머니가 얼마 전에는 오셔서 이야기를 하신다



"힘들면 좀 쉬어, 건강 챙기고 좀 쉬어도 되잖아."


"내가 뭐 대기업 다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래요 까지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각자의 힘듦이 있더라, 나만 어려운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인생이 쉬운 것도 아니고 그러더라 그냥 각자의 어려움과 즐거움이 있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일 뿐이었다 부모님이 아들의 인생을 평생 책임져 줄 수 없는 것처럼 아들도 인생의 고난은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이었다 그 고난을 함께 넘어줄 사람이 배우자였던 것이고 나는 한번 실패한 것이다 책임을 회피하고 싶진 않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말해주셨었던 무쇠의 뿔처럼 묵묵히 가는 게 내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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