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괜찮은 걸까?
요즘은 드라마를 잘 못 보고 있어서 종종 유튜브를 통해서 간단간단하게 요약해서 볼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사실 글 쓰는 사람으로서는 참 안 좋은 습관인데... 시간이 참 부족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본다, 최근에 본 드라마는 너는 나의 봄이라는 드라마였다
사실 드라마를 완전히 보지는 못했고 중도하차 하긴 했었지만, (이 당시에 이혼 소송으로 전환되어 진행되던 시기라 여유가 많이 없었다) 드라마 제목과는 다르게 스릴러와 로맨스가 같이 들어있다 보니 취향도 많이 타는 드라마였는데, 그때 보지 못했던 남은 부분을 밀린 숙제처럼 보게 되었다
2화쯤에 김동욱(이영도역)이 서현진(강다정역)에게 했던 장면이 최근에 문득 떠오르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1h6Uk0BQyo
- 잘 지내고 있는 거죠? -
"진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에게는 잘 지내냐고 안 물어보죠,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 사람에게 잘 지내냐고 물어봤을 때, 좋아라고 대답하는 건 좋게 생각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 괜찮아는 말할 힘도 없으니까 그만 물어보라는 것, 나쁘지 않아는 분명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너한테는 설명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거든요."
"과장이 심하시네."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요, 그런데 필요하면 언제든지요."
"그럴게요."
갑자기 왜 이 대사가 떠올랐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다시 곰곰이 씹어본다, 나는 주변사람들이 보기엔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이나 보다, 간혹 요즘 어떻게 지내? 잘 지내?라는 지인들에 말에 나는 어떻게 대답했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본다
대부분은 괜찮아, 별일 없어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나는 잘 지내고 있는 걸까? 괜찮을 걸까? 싶다, 이혼의 충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이건 전처에 대한 추억이나 애증 같은 게 아닌 그냥 삶에서 나를 온전히 한번 불태우며 살아봤던 것에 대한 충격일 테니까 거기에 남녀가 어디 있겠는가, 힘든 사람과 힘들지 않은 사람, 무던한 사람과 무던하지 않은 사람, 금방 잊어버릴 수 있는 사람과, 잊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생각이 나를 지탱하고 버티게 만든다, 설령 진짜로 괜찮지 않았어도 그 말을 뱉음으로써 나는 그렇게 믿은 것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것처럼 살아야 한다 그게 내 옆에 있는 누군가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새어 나오는 우울한 감정들을 글을 쓰고 생각하고 허공에 흘려보내며 그래도 남아있는 인생을 무너지지 않고 단단하게 다지며 언젠간 돌아올 웃고 떠들 기쁜 날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걸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