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님과 화분 만들기
날이 추워졌다 싶었는데 토요일에는 날이 제법 괜찮았다, 돌봄 선생님께서 공주랑 들으라고 수업을 하나 신청해 주셔서 공주손을 잡고 수업을 들으러 갔다, 나야 활동 반경이 우리 구에 한정되어 있어서 잘 몰랐는데, 우리 구는 인구수에 비해 프로그램이 참 빈약하다는 생각이 조금 들정도로 프로그램이 잘 돼있었다
신청한 것은 달력 만들기랑, 화분 만들기였는데 실제로 한건 방향제 만들기와 화분 만들기 두 개였다 모처럼 친구들이 많아서 텐션 올라간 공주님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수업 전까지 구경을 한다, 주차자리가 없어 한 20여분을 돌아다니다가 주차한 게 아까워서 라도 꼭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한다
방향제 만들기는 잘 말린 계피 나무와, 꽃, 등을으로 종이에 잘 싸서 묶고 차나 집안에 두면 되는 것이다, 공주님의 경우는 묶는걸 잘하지 못해서 낚시 경험 4년 차의 아빠가 현란하게 대신 만들어 주었다, 그 와중에 또 이쁜 건 자기가 가지겠다고 쇽쇽 빼가셔서 수업 중에 웃고 말았다
두 번째는 화분 만들기였다, 이미 화원에서 대부분 준비해 주셔서 우리가 할 일은 모종이 있는 화분을 손으로 살살 만져서 뿌리가 상하지 않게 꽃을 뽑아내서 큰 화분으로 옮겨 심는 것 그리고, 흙을 빈부분에 채워 넣고 마사토(미세한 돌 같은 흙)를 위에 얹어서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손에 흙이 묻는 게 싫은지 작은 손으로 얼기설기 하는 게 귀여워 한마디 한다
"놀이터에서는 흙 가지고 잘 놀더니 이건 또 만지기 힘들어요? ㅋㅋ"
"색이 너무 까맣잖아요."
"영양분 있는 흙이라 그래요, 하는데 까진 해보고 아빠 주세요."
얼기설기 눌러 나에게 건네주자 나는 받아서 빈 공간에 흙을 마저 채운다, 그리고 마사토를 얹어 마무리한다 꽃이 많고 예쁜 건 자기 거라고 든다
모든 수업이 다 끝나고 조그만 박스에 아이의 화분과 내 화분을 넣고 방향제는 차 안 뒤쪽 공간에 잘 비치해 둔다 차를 깔끔하게 쓰는 편이라 냄새가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겠지?
집으로 돌아와 화분을 베란다에 둔다, 작년 겨울을 넘기고 키가 너무 많이 커서 집에서 못 키우게 된 나팔꽃, 토마토 대신 다른 친구가 우리 베란다로 들어오긴 했는데 이걸 또 어찌 하나 싶다 키우는 건 문제가 아닌데, 커지면 계속 다른 데로 옮겨 심을 수도 없고 말이다
그건 그때 생각하기로 하구... 일단 우리 옆에 있는 동안은 잘 키워보자고 공주랑 약속한다 다행히 물도 자주 안 줘도 된다고 하고 그러니 좀 수월하게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주말 동안 전처에게 연락이 왔다, 일부러 시비를 거는 건지 어쩐 건지, 지참채무(민법에서 채무자가 채권자의 주소에서 갚아야 하는 채무)의 원칙을 설명해 주며 돈을 갚아야 하는 것은 너지 내가 아니라고 와서 주던지 아니면 그냥 계좌 이체를 하던지 하라고 했지만 거부하며 이자 계산을 안 하겠다고 버팅기는 와중이다 다 끝난 마당에 마지막까지 지저분한 그 모습에 내가 원래 알고 있던 사람이 많나 싶었다
말을 더 섞으면 나만 손해인 상황 그냥 당장 갚을 생각 없으면 연락하지 말라고 하며 이자는 계산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돈 갚는 거나, 아이 면접교섭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못 박고 연락을 끝을 냈다, 지난 가사 조사 때 딱 한번 면교 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아이를 찾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리 잘해서 자존심만 남았는지 나이를 먹을 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깨닫는게 있어야 할텐데 이야기 할수록 답답한 마음이 늘어간다
당연한건 없다, 모든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 해야 한다 그래야 훗날 뒷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