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26)

공주님이 아파요

by 시우

날씨가 오락가락한다, 겨울의 끝자락이 거의 다 왔는지 겨울이 마지막 힘을 내려고 하는 건지 날이 이상하게 추웠다가 풀렸다가를 반복한다 공주는 아침에 돌봄 센터로 홀로 출석을 한다 이젠 제법 컸다고 준비를 다 마치고 홀로 간다 가는 길이 아파트 단지 내에 있어서 어렵지는 않지만 1학년 동안 그 길을 같이 다녀준 아빠 덕분인지(?) 어렵지 않게 잘 가는 듯했다


전에 올렸던 화분 아직 잘 자라고있다


한때는 걱정이 돼서 아이가 도착할 때쯤 전화를 걸거나 센터 선생님께 문자로 혹시 도착 잘했는지 물어보곤 했었는데 걱정은 기우였나 보다



"아버님 우리 OO이 잘 와서 친구들이랑 놀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선생님 전화기 너머로 아이의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방학이어도 요즘 대부분은 맞벌이 가족이라 그런지 친구들이 아침 일찍부터 제법 있나 보다 잘 부탁드린다고 무슨 일 있으면 연락 주시라고 몇 번을 고개를 조아리고 전화를 끊는다


며칠 전부터 공주님이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보리차를 따듯하게 끓여 대접하고, 추운 날씨에 전기장판을 다시 틀고 건조하지 말라고 빤 수건을 방에 걸어주고 그래도 상태가 좋지 않아 져 병원에 갔다 다행히 귀나 목은 괜찮은데 코에 축농증이 생겼단다 열은 없는데 그래도 그게 걱정되어 주말 동안 집안에서만 지내야 했다


주말동안에는 그래도 따듯하다고 겨울의 마지막을 알려주는 비가 내렸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



"아빠 저 안 졸려요."


"그래도 좀 쉬어요, 열은 안나도 몸은 안 좋은 상태니까 저녁에 늦게 자지 말고 좀 일찍 좀 자요 잔다고 해놓고 맨날 가서 보면 핸드폰 보고 있고 늦게 자니까 몸도 안 좋지 감기 걸린 친구들 있으면 마스크도 잘 쓰고 너무 딱 붙어서 놀지 말고."



잔소리를 하기 싫어도 하게 된다 어쩔 수가 없나 보다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공주는 자기 침실로 들어간다 따라 들어가 이불을 잘 덮어 주고 이마를 한번 쓰다듬어 준다



"이따 일어나면 계란죽 해줄게 먹고 또 쉬어요 아빠는 어렸을 때 더 자고 싶어서 안달이었는데 공주는 자기 싫어서 안달이내요."



10여분을 머리맡에 앉아 종알종알 이야기를 한다 그제야 졸린지 약이 독해서인지 잠이 든다 오랜만에 아픈 거 같다 물론 입원할 정도로 아픈 건 아니지만 아침에 일하러 가기 전에 아이의 기침소리를 듣고 나가야 하는 게 참 가슴이 아플 때가 많다



뜨거운 계란죽을 후후 불어 먹는 공주님



이직이 쉽지가 않다, 이력서를 넣어도 연락 오는 곳은 그리 많지 않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동적으로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지 않다 그래도 전 직장은 조금씩이라도 모였는데 지금은 점점 줄어드는 형편이다 그래도 어쩌겠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서는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에 다른 할 말이 없다


힘들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진짜 힘들까 봐 말을 아낀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다독이며 산다 진짜 힘든 것도 핸드폰 배경화면에 있는 공주 사진을 보며 한 번 더 웃어넘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이럴 것이다고 생각하니 그래도 내 마음이 좀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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