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227)

한부모가족증명서가 발급이 되어버렸네?

by 시우

상황이 이렇게 안 좋은가 싶었을 정도였는데 증명서가 발급이 되었다, 이직을 하고 행정복지센터에 아이의 교육급여 신청을 위해 갔었는데 그때 같이 신청했던 한부모 증명서 관련 서류도 통과가 되었단다,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분이 되던 안되던 신청 해보자고 하셔서 신청했었다) 실직했던 기간의 소득이 빠져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커트라인에 걸려 인증서도 발급받게 되었고 한부모 관련하여 나라의 도움도 받게 되었다


시청에서 전화가 와서 통과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좀 묘 했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그냥 이제 나라에서 인정해 주는 어찌 보면 저소득 한부모 가정의 기준에 들어왔구나 싶었다 바닥이 더 없을 줄 알았는데 더 아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 이긴 했다



어려운 시기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 내 마음 한편이 불편하고 거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그래도 도움을 받기보단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자만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이렇게 살면 공주를 더 안전하고 풍족한 환경에서 키울 수 없다는 불안함 때문이었을까?


오랜만에 밤새 뒤척인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베란다 밖 창문에 튀기는 통통 거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아직 감기가 회복이 되지 않아 코가 막혀 킁킁 대며 자는 공주 머리를 쓰다듬어 본다 7년 8년의 내 경력들이 면접 보러 가는 직장에선 말이 다 틀리다,



'우리 회사는 품목이 달라서, 그렇게는 못 드립니다.'


'어차피 다시 배우셔야 합니다.'


'해본 적이 있으시지만 그렇게 드리면 기존 직원들 반발이 심할 겁니다.'


'그렇게 어려운 영업이 아니라고 생각돼서요.'



결국 마지막에 오는 연락은 없다


요즘은 아르바이트 자리 라도 알아본다 간단한 배송 일이라도 해보려고, 아니면 따 놓은 바리스타 자격증이라도 써먹어보려고 그렇지만 마찬가지로 쉽지는 않다


그동안 기회가 없어서 내 인생은 아직 필 시간이 오지 않았구나 싶었는데, 사실은 이미 많은 기회를 써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기분이 울적해진다 남자니까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시대는 이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간 배워온 게 그것뿐인데 그렇게 되지 못할 까봐 걱정이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을 하러 간다 사장님에게 쓰러진 부장님 이야기하면서 근로 환경에 대해 이야기 좀 했다고 타 직원과 비교하며 회사 톡방에 시답잖은 이야기로 야단을 치신다 조만간 그만두라고 하지 않을까 혹은 내 입으로 그만둔다는 말이 나오게 행동을 하지 않으실까 싶다





비가 그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밀가루를 사 들어왔다 아이가 돌아오기 전에 전이라도 한 장 붙여서 달달한 막거리 한잔에 먹어야겠다, 아이 밥을 하고 밀가루를 풀어 전 반죽을 해 둔다 일단 먹고 생각하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이것도 지나가리라, 어렵고 힘들지만 잘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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