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대디로 산다는 것(54)
사전처분신청 그리고 아이가 성장한다는 것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다 지금 이 순간은 영겁과도 같이 길게만 느껴지는데 막상 뒤를 돌아보면 찰나의 순간 같다는 느낌도 든다, 얼마 전에 양육권과 친권자에 관한 사전 처분과, 과거 양육비에 관한 사전처분 신청이 들어갔다 소송 번호는 즈단이고 전에 했던 느단 동거의무 위반 처분과는 다른 가사 기타 소송 중에 하나이다
법은 알면 알수록 참 복잡하면서도 잘 알게 되면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사전 처분의 경우 양육비는 자녀의 생태와도 영향이 있기에 처분이 빠른 편이라고 하지만 1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까지 걸린다고 한다, 양육비 미지급이 보통 3개월이 넘어가면 신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혹여 별거로 고생하는 분은 사전처분을 신청하고 조금이나마 아이를 위해서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내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토요일이나 일요일마다 SNS에 사진을 올린다, 누구한테 보여주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근황 보고 같은 느낌이다. 나는 SNS 아이디만 있지 막상 활동은 하지 않는다 뭐랄까 SNS 상의 모르는 사람들과의 교류는 공허한 메아리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그냥 각자 할 말만 하고 감정적인 교류가 없는 무엇인가의 느낌이다
프린터가 고장 나서 바로 사려고 했다가 카드값이 이 달 목표치에 도달해서 다음 달로 미뤘더니 아이가 색칠 공부를 못한다고 서운에 한다. 탭에 펜슬을 꺼내 들고 옆에 앉아서 어플을 켜주고 같이 그림을 그린다, 색감이 좋아서 인지 아니면 막 그리는 데로 그려져서인지 아이는 검은 바탕을 불러와 다양한 색을 입혀가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어때요, 그냥 색칠 채우는 거보다 재밌죠?"
"너무 어려워요."
"어려울게 뭐가 있어요, 그리고 싶은 거 그리면 되는 거지 잘했다 잘못했다 그런 거 없으니까 그냥 그리고 싶은 거 그려봐요."
문득 어렸을 적 할머니랑 살았던 시간이 떠올랐다, 놀 거리가 없으니 슈퍼에서 준 비닐봉지를 오리고 실을 매달고 가운데에 무거운 돌 하나를 엮어서 하늘 높이 던지면 낙하산이 펴지면서 천천히 비닐봉지가 떨어지는 기억, 할머니 손을 잡고 세 살던 2층 에 올라가 1층으로 낙하산을 던지면 할머니는 안 좋은 무릎으로도 내려가 낙하산을 주워 다시 올라오시곤 하셨었다
"그때 보단 지금이 놀게 많긴 하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본다 태블릿이 좋은 건지, 아이의 색감이 좋은 건지 미술작품 같은 그림 하나가 뚝딱 완성이 된다, 그러고 보면 어렸을 때부터 물감으로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고 지금도 펜선이 따져있는 그림은 안에 다양한 색을 입히기도 하니 아이에겐 좋은 취미인 것 같기도 하다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또 고민이 많다,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학원을 가야 하나, 아니면 다른 취미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나, 우영우 9화에서 자물쇠 반이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어봤는데 얼마나 깜작 놀랐는지, 애를 가두고 공부를 시키다니...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잘 노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어른들(?) 이 하는 말 중에 다 공부할 때가 있다는 말 역시 맞지만, 그 속에 또 다른 뜻도 숨어있었다, 노는 것도 때가 있다고 그때그때 공부도 노는 것도 골고루 다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금전적인 여건이 좋지 않아 못해주는 부분도 있겠지만,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하여, 시키는 게 아니라 해 줄 수 있다면 해주는 게 아이가 좀 생각하는 시야가 더 넓어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드라마에서 나오는 엄마들은 다들 자기 자식을 위해서 그런 거라는데 사실 아이가 그렇게 하는 것보단 엄마(부모)들이 노력해서 원하는 걸 얻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그리고 진짜 아이가 원하는 건지 어른들이 원하는 건지는 또 생각해 봐야 할 일일 것이다, 뭐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자기도 판검사가 아닌데 자식이 판검사 되길 바란다면, 그것 또한 욕심이 아닐까 싶다, 올바른 부모가 된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것 깨닫는 요즘이다